산업 기업

“팬데믹으로 車 사는 방법 달라졌다”… GM, 중고차 거래 플랫폼사업 진출

연간 4,000만대 중고차 시장

코로나 이후 비대면 거래 선호

'카브라보' 론칭 봄부터 서비스

산하 딜러망 통해 물량 확보

카바나·카맥스 등과 정면대결

카바나의 ‘자동차 자판기’ 건물. /사진 제공=카바나카바나의 ‘자동차 자판기’ 건물. /사진 제공=카바나




미국의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사업에 진출한다. 연간 4,000만 대가 거래되는 세계 최대 중고차 시장을 가진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비대면 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중고차 거래 시장에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까지 합세함에 따라 중고차 시장의 축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카브라보(CarBravo)'를 설립해 올 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카브라보에서는 GM 자회사인 GM파이낸셜이 보유한 렌터카와 리스 차량뿐 아니라 쉐보레·뷰익·GMC 등 산하 브랜드 딜러 네트워크에서 보유한 중고차들도 판매할 예정이다. 모든 브랜드의 중고차를 취급하며 판매 가능한 차량만 약 40만 대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신차 딜러들이 차를 팔 때 고객이 타던 차를 매입해 이를 다른 고객에게 판매한다. 이 때문에 GM은 막대한 중고차 물량을 플랫폼에 올릴 수 있다.

완성차 업체와 전통 중고차 매매 업계에서 그간 온라인 거래 시장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GM의 결정은 팬데믹 이후 뒤바뀐 중고차 소비 패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팬데믹 이후 차를 눈으로 보고 사야만 한다는 기존 인식이 약해졌다. 여기에 중고차 시장의 정보 불투명성, 바가지, 구매를 위한 원거리 이동 등 불편까지 온라인 플랫폼이 해결해준 것도 영향을 줬다.



온라인 기반 중고차 거래 플랫폼 브룸의 최고경영자(CEO)인 폴 헤네시는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차를 사는 방식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주문한 뒤 집에서 차를 받는 것이 일상적이고 편안한 방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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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미국 오클라호마에 있는 한 중고차 매장. /AP연합뉴스지난해 6월 미국 오클라호마에 있는 한 중고차 매장. /AP연합뉴스


미국 내에서 중고차 거래량은 연간 4,000만 대로 신차(트럭 포함) 판매량의 2배를 넘는다. 아직은 오프라인 거래 비중이 높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는 지난 2020년 9.7%에 머물렀던 온라인 중고차 거래 비중이 오는 2025년에는 약 2배인 18%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장을 먼저 개척한 기업들의 성과는 꽤 괜찮다. ‘차량 자판기’를 연상시키는 플래그십 매장으로 유명한 1위 중고차 플랫폼 기업 카바나의 시가 총액은 340억 달러에 달한다. 버지니아 리치먼드에 본사가 있는 카맥스를 비롯해 뉴욕에 기반을 둔 브룸,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시프트 등이 카바나를 추격하고 있다. 카맥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설립 10년 이하의 업체다. 시프트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만여 대의 중고차를 팔았고 브룸은 같은 기간 3만 4,000여 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 기간 카바나는 20만여 대를 판매했다.

GM은 기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항하는 차별점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내세웠다. 온라인 중고 거래 업체들은 대부분 개인에게 차를 사서 되판다. 그러나 GM은 산하 딜러망을 통한 대규모 물량 확보로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카바나와 브룸이 판매 차량 3대 중 2대를 개별 소유주에게서 직접 사고 동시에 잠재 구매 고객까지 확보하는 만큼 GM의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스티브 칼리 GM 북미운영총괄은 "안정적인 공급망으로 차량 공급을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카바나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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