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면서 입법은 왜 거꾸로 가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중도층과 경제계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친(親)기업·친시장 이미지’ 보여주기 행보에 나섰다. 이 후보는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10대 그룹 경영진과 만나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청년 채용 확대를 주문했다. 이어 “시장의 효율적 작동과 합리적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고 완화하는 것이 옳다”며 규제 혁파도 다짐했다. 그는 경영계에서 크게 우려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입증이 쉽지 않아 실제 적용이 거의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기업들이)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다독였다.



이 후보의 약속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규제 사슬에 억눌려온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아 신사업 개척과 일자리 창출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기업 부담을 늘리는 비정규직 공정수당 민간 확대를 공약하는 등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여당의 입법 행태는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 민주당은 11일 경영계의 반대를 외면하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노동이사제가 민간 기업에까지 확산될 경우 노조의 힘이 더 세져 경영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게 기업들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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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부는 한결같이 규제 개혁을 약속했으나 매번 지키지 않았다. 그러니 국토보유세,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핵심 공약에 대해서도 말 바꾸기를 반복해온 이 후보의 규제 혁파 의지는 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불안을 잠재우려면 27일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법의 모호한 책임 규정을 보완 또는 폐기하는 데 이 후보가 앞장서야 한다. 법안의 모호성과 중복·과잉 처벌 등의 문제점으로 많은 기업인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는 부조리를 그냥 둔다면 ‘세계 5강 경제 대국’ 목표 달성은 어렵다. 말로만 친기업을 외치지 말고 과감한 규제 혁파와 노동 개혁, 기술 초격차 지원 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최상의 복지’라는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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