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임대료 중간값이 1년 만에 21%나 올랐다.
13일(현지 시간)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맨해튼 아파트의 임대료 중간값은 3,392달러(약 402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는 지난 2010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12월 기준 최고치라고 전했다. 같은 기간 평균 아파트 임대료는 4,440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경우 팬데믹의 영향으로 빈집이 2만5,000채를 넘어서면서, 임대시장이 회복하는데 수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었다. CNBC는 현재 임대료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 때문에 임차인들은 임대료 인상 충격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맨해튼에서 새로 취직에 성공한 대졸자들이 이 같은 임대료 상승의 주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아파트를 팔고 플로리다 등으로 주거지를 옮긴 이들도 다시 맨해튼에서 아파트를 임대하는 식으로 도시에 돌아오면서 임차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개업자인 잔나 라스코프는 "굉장히 부유한 사람들도 집을 사기보다 렌트를 선택하고 있다"며 "이들은 코로나 이후 뉴욕시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맨해튼의 평균 공실률은 2%대를 오가는데 현재 공실률은 1.7%에 불과하다. 2020년 12월 공실률이 무려 11%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라스코프는 "최근 월세가 1만2,000달러인 침실 2개 아파트를 내놓았는데 26명이나 투어에 참가했다"며 "제시된 가격보다 15% 더 높은 가격에 임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할인은 잊어버려야 한다"며 "사람들은 임대인이 제시한 가격은 그저 시작가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세입자들의 임대료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2020년이나 지난해 초에 체결한 임대계약이 서서히 만기되고 있어서다. 이미 다운타운의 경우 임대료가 28%나 오른 상태다. CNBC는 "임대인들은 임대료를 20~30% 이상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