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정책

새만금 35년간 헛바퀴 돌아…지역민들 '희망고문' 시달려

[2022 대선공약 점검 ⑥지방 대형국책사업]

■서울경제·한국선거학회 공동기획

선거때마다 지역 숙원사업 공약으로 내걸어

TK 통합신공항도 백지화→재시도 반복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4일 전북 김제시 새만금 한국농어촌공사 전망대에서 새만금 방조제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22일 전북 김제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33센터를 방문해 새만금 지역 사업 현황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정치권에서 새만금과 동남권신공항 개발 이야기가 나오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선거철이다. 새만금 개발은 지난 1987년 대선에서 호남의 표심을 사려 했던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후보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후 35년 동안 새만금 개발은 선거에 이용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동남권신공항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지며 ‘백지화→변경→재시도’ 등을 반복했다.



20대 대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다시 새만금과 동남권신공항에서 파생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바람이 정치권에 불어오고 있다. 재원에 대한 고민은 없이 ‘지역’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제시한 공약들로 지방 발전이 오히려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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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개발을 다시 꺼내 든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먼저였다. 그는 지난 경선 과정에서 새만금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 단지 등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고 답보 상태인 공항 건설을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경쟁하듯 새만금을 국제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해 국제자유도시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만금 사업은 1991년 첫 삽을 뜨고도 현재진행형이다. 역대 정부마다 개발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정부는 부지의 30%가량을 비농지로 개발하는 구상을, 이명박 전 정부는 전체 부지의 70%를 비농지로 하는 ‘종합개발 계획’을, 박근혜 전 정부 때는 한중 경협 단지 조성을 각각 내세웠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는 초대형 재생에너지 단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재 새만금 개발은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 형편이다. 이처럼 선거에만 이용돼온 새만금 개발 카드가 재등장하자 지역민들만 ‘희망 고문’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검증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면 몰라도 검증되지 않은 신규 사업을 금방이라도 할 수 있는 것처럼 약속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동남권신공항 건설이 확정된 뒤 대구·경북(TK)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나온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도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덕도신공항이 특별법으로 보장되며 건설이 시작된 만큼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은 경제성·효율성을 이유로 백지화와 재시도를 반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윤 후보는 TK 민심을 잡겠다며 “신공항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열세라고 느끼는 후보일수록 과감한 약속을 통해 주목을 끌려고 한다”며 “선심성 공약은 수포로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우려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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