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을 훔친 뒤 잠적한 피해자를 붙잡아 가두고, 가혹행위를 한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일당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김대현 하태한 부장판사)는 중감금치상·특수강도 등 혐의로 기소된 홍모씨(29)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감형 사유로 인정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일당 중 4명은 징역 1∼2년의 실형을, 다른 4명은 징역 1년∼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았다.
불법 사설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홍씨는 지난해 2월 통장을 대여해준 피해자 A씨가 도박자금 1,800만원을 훔친 뒤 잠적하자 지인들과 함께 A씨를 납치해 20시간가량 감금하고 여러 차례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홍씨 등은 A씨의 옷을 벗긴 뒤 각종 도구를 이용해 때리거나 채찍질을 하고, 개짖음 방지용 전기충격기로 고통을 주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보복했다. 또 A씨 여자친구를 납치하거나 가족들을 살해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A씨 여자친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심 재판부는 홍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여자친구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피해를 당할 뻔했다"면서도 홍씨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 공범들의 경우 각각 범행 가담 정도가 다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홍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