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경제 공약을 마련해주기를 바랍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주자들을 향해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는 과감하게 혁신해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신산업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기업인의 기를 살려달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현실에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기업을 홀대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뿐”이라며 “외국 자본이 국내로 유입되지 않는 것도 바로 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업의 대전환기를 앞두고 기업의 손발을 묶어둘 경우 경쟁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들이 성공적인 산업 전환을 위해 자국 기업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앞장서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신규 규제만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칩스 포 아메리카’ 법안 등을 통해 2024년까지 반도체 시설 투자를 집행하는 기업에 최대 40%의 세액을 공제하는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재벌 특혜’라는 프레임으로 20여 년간 대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세제 혜택이 모두 줄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성패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국가적 역할이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포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문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와 법인세 부담 등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경쟁국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려면 상속세율과 법인세율을 낮추고 공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파격적인 지원 방안이 시급하다”고 했다. 또 네거티브 규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더해 입법 전 면밀한 규제 영향 분석을 실시해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의 올해 계획도 반기업 정서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부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기존의 친노동 성향의 정책과 법률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노동·환경·안전·지배구조 등 ESG 관련 규제가 친기업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