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백신의 경우 4~6개월, 모든 변이 및 여러 가지 코로나 바이러스(메르스, 사스 및 기타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 등)를 예방하는 다중 백신에 대한 연구는 1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백신 평가 및 개발에 관한 세계적 전문가인 제롬김(사진)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1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진화하는’ 변이의 악순환을 효과적으로 끊지 못하면 우리는 다음 변종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더 강력하고 더 오래 지속되는 새로운 백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었고, 유럽에서는 확진자가 70만 명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달 내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무총장은 “오미크론은 우리에게 새로운 반전(도전)”이라면서 “정부는 변이에 대한 ‘레시피 북’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접종, 봉쇄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보안 계획과 준비를 통해 유연한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방역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사무총장은 우리나라가 계속되는 변이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오래 효능이 지속되는 차세대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완전한 접종은 감염과 입원, 사망 가능성을 떨어트린다”며 “3차 또는 4차 접종을 통해서는 단순히 항체 수준이 오르는데 머무는지, 아니면 어느 시점에 일종의 기억(세포성 면역)을 갖게 되는지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변이에 덜 민감한 백신(하나 이상의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준비하고 코로나19와 싸우는 약을 구매하거나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유전자 재조합(합성항원) 백신은 변이에 효과적인 대응수단이 될 것으로 봤다. 김 사무총장은 “유전자 재조합 기반 단백질 백신은 매우 높은 수준의 보호 항체를 유도했으며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해당 백신은 이전의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의 효과적인 부스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론적으로는 변이에 대해서도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신 접종 후 생성된 항체 수준은 오미크론에 작동할 만큼 충분히 높다고 판단되지만 장기적인 데이터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잘못된 정보’에 더욱 잘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국내에서는 전체 국민의 84% 이상이 2차 접종을 완료했지만 아직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으로 불신이 높은 상황이다. 그는 특히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에 대해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거나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으며 10억 도즈 이상 접종을 통해 안전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을 위해 더 나은 의사소통,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한 교육, 예방 접종 유도 및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에 대한 제한(방역패스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극복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닌 전 세계적 과제이며 이를 위해서는 평등한 백신 분배라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김 사무총장은 “국제백신연구소는 저소득 국가의 백신 데이터를 모으는 한편, 평등한 백신 공급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코백스(COVAX) 및 협력 회사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발굴하고 있다”면서 “변이에 대한 백신 후보를 연구하는 회사·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