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의 동박 자회사인 SK넥실리스 이재홍(사진) 신임 대표가 빠른 시일 내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배터리 소재인 동박의 수요도 크게 늘어나며 동남아시아·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해외 생산 거점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1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당연히 가야 할 시장”이라며 “가능하면 올해 안에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확정 지을 생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SK넥실리스는 미국에도 동박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검토 계획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박 사업의 해외 증설에 대해 이 대표는 “오는 2025년 생산능력을 연 25만 톤까지 끌어올리는 게 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말레이시아에 5만 톤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고 폴란드 공장도 2분기 내 착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회사는 유럽 내 생산량을 총 10만 톤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기존 방침대로 미국에 5만 톤 규모의 증설까지 이뤄지면 국내 정읍 공장의 5만 2,000톤에 더해 2025년 생산능력 25만 톤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SK넥실리스는 양극재·음극재·전해질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필수 소재로 꼽히는 동박 업계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며 동박 수요 또한 매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동박 수요는 연평균 44%씩 증가해 2025년 14조 3,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온을 비롯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공격적으로 미국 사업을 확장하자 SK넥실리스 역시 선제적인 증설을 통해 핵심 소재인 동박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로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다.
이 대표는 SK넥실리스의 상장에 대해 “당장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옵션 중 하나”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해 실적은 정읍 공장의 추가 가동과 수율 개선 등으로 “기대만큼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