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핵·미사일 실험 유예 조치(핵 모라토리엄) 해제 검토를 시사한 가운데 열병식 준비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침 북한이 오는 2월16일 김정일 생일인 자칭 ‘광명성절’을 앞두고 있어서 당일 열병식을 열고 신형 핵미사일 등을 선보이려는 것인지 주목된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재 북한군은 동계훈련 중”이라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정치국회의를 열고 김일성 및 김정일 생일 경축 관련 사안을 채택한데 대해 김 실장은 “(북한의) 행사준비와 관련해서도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를 하는 정황은 있다"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행사 준비 동향이 김정일 생일을 준비한 것인지 다른 정치적 행사를 대비한 것인지에 대해선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북한이 열병식을 열 경우 지난해 9월 9일 당시처럼 민간인 및 치안기관인력 등만을 동원한 행사가 아니라 과거처럼 대대적으로 신무기 등을 과시하는 군사퍼레이드 형식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새해 들어 잇따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및 열차발사 탄도미사일 등이 등장할지에도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이날 합참 브리핑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미국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정치국 회의에서는 현 한반도 주변 정세와 일련의 국제 문제들에 대한 분석 보고를 청취하고 금후 대미 대응 방향을 토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정치국 회의는 미국의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대조선 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없이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포치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고 소개했다. 통신 보도 내용중 ‘신뢰구축조치’란 북한이 지난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고 핵실험장 폐기 및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시 북한의 핵모라토리엄 선언의 일환으로 평가됐는데 이번 정치국 회의를 통해 핵 모라토리엄을 해제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통신은 이 같은 검토조치의 배경에 대해 “정치국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 이후 우리가 정세 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성의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하였다”고 밝혔다. 이서어 "회의에서는 최근 미국이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들면서 무분별하게 책동하고 있는 데 대한 자료가 통보됐다"며 “미국은 우리 국가를 악랄하게 중상모독하면서 무려 20여차의 단독 제재조치를 취하는 망동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번 정치국 결정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탄생 110돐과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탄생 80돐을 성대히 경축할데 대하여'가 채택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