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공모로 증시의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쓴 LG(003550)에너지솔루션이 오는 27일 첫 거래일에 유통 물량이 전체 주식의 약 8.8%로 집계됐다. 국내외를 합쳐 기관들의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이 58.3%로 집계된 데 따른 것이다. 통상적인 공모주라면 사실상 ‘품절주’ 대접을 받겠지만 LG엔솔의 시가총액이 공모가 기준 70조 2,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거래 가능 금액은 6조 2,000억 원으로 적지만은 않다. 특히 외국 기관의 미확약 물량이 73%에 달해 해외 투자가의 소위 ‘먹튀’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수는 2,070만 주로 집계됐다. 전체 상장 주식 수는 2억 3,400만 주 대비 8.8%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LG화학(051910)이 1억 9,150만 주(지분율 81.84%)를 상장 후 6개월 간, 우리사주조합이 약 815만 주(지분율 3.5%)를 1년 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데 이어 1,363만 주가 최소 15일 이상 의무 보유 확약을 제시한 기관에 배정되면서 유통 물량이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15일 의무 보유 기관에 4만 5,000주 △1개월 175만 주 △3개월 187만 주 △6개월 996만 주 등 6개월 확약 배정 물량이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개인 배정 물량 1,097만 주를 포함해 전체 주식의 8.8%인 2,071만 6,000여 주만 상장 당일 거래될 수 있다. 통상 유통 물량이 적으면 주가에 대한 기대감은 올라간다. 상장일 유통 주식 비율이 낮으면 주가가 올라도 시세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이후 상한가)’을 기록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통 비율은 11.6%였고 상장일 공모가 대비 47% 이상 오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유통 비율도 15.0%를 보였다. LG엔솔과 비슷한 9.6%의 유통 비율로 증시에 오른 현대중공업의 상장일 종가는 11만 1,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86% 올랐다.
다만 유통 비율은 적지만 LG엔솔의 공모 규모가 사상 최대여서 절대적인 유통 금액이 큰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공모가 30만 원을 기준으로 해도 유통 가능 물량의 총 주식 가치는 6조 2,149억 원에 이른다.
외국 기관들의 배정 물량을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유통 가능 주식이 절반 가까이 외국 기관 몫으로 이들이 단기에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추격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