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노력이 첫 상장으로 결실을 보였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사내 스타트업으로 창업해 분사한 자동차 용품 개발·유통 업체 ‘오토앤’이 지난 20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분사한 뒤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첫 사례다. 오토앤은 상장 첫날을 포함해 이틀 연속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오토앤은 자동차 관련 용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유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다. 2008년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2012년 분사했다. 기아 제뉴인 액세서리 등 차량용 추가 장착(커스터마이징) 옵션 개발 및 판매, 블루·기아멤버스 포인트몰 운영, 차량 정비 서비스 거점인 블루핸즈·오토큐 지원 등 현대차그룹과 협력하며 성장을 이어왔다. 분사 8년 만인 2020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 494억 원을 기록했다.
오토앤의 성공적인 상장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추진의 동력 창출을 위해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벤처플라자’를 운영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이 프로그램 명칭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바꾸고 기존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운영 중이던 ‘제로원’ 브랜드와 통합했다. 자동차 중심에서 여러 유망 신사업 분야로 사업 선발 범위도 넓혔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컴퍼니빌더에 아이디어를 공모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류·인터뷰·워크숍·발표 등 심사를 거친다. 선발된 업체에는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과 사업화 기회, 최대 3억 원의 개발 비용을 지원한다. 1년 후에는 사업성, 재무 계획, 창업 의지 등을 심의하고 분사 또는 사내 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분사 이후 3년까지는 재입사 기회도 준다. 현대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제도를 통해 67개 팀을 육성했다. 지난해까지 분사한 기업은 모두 26곳이다. 2020년 말 기준으로 분사한 기업들은 일자리 약 700개와 매출 2,700억 원을 창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