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에서 분양이 예정됐던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돌연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하고 분양가를 낮춰 공급을 재추진한다. 고분양가 논란과 9억 원 초과 평형에 대한 중도금대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1순위 청약을 앞두고 일정 변경에 나선 것이다. 최근 인천 송도 등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도 분양가와 중도금대출 여부에 따라 미계약 사태가 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 14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냈지만 이를 취소하고 중도금대출 등의 내용을 수정해 분양을 재추진한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강북종합시장재정비사업을 통해 서울 강북구 수유동 179-2번지 일대에 총 216가구를 공급하는 단지다. 후분양 단지로 현재 골조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다.
당초 이 단지는 이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5일부터 해당 지역 1순위 청약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다만 사업 시행자 측이 재공고를 결정하면서 기존 일정은 취소됐다. 기존 입주자모집공고도 청약홈에서 삭제됐다. 분양 일정을 취소한 이유는 9억 원 초과 평형에 대한 중도금대출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용면적 18㎡부터 전용 78㎡까지 총 22개 타입, 216가구 가운데 △전용 59㎡(1가구) △전용 66㎡(1가구) △전용 76㎡(2가구) △전용 78㎡(74가구) 등 총 78가구의 분양가가 9억 원을 넘는다.
분양 과정에서 해당 평형의 대출 가능 여부를 놓고 우려가 나오면서 이를 해소하려는 취지라는 게 시행사의 설명이다. 시행사인 CS네트웍스 관계자는 “전체 분양 대금 가운데 9억 원 초과 평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이라면서 “공급 추진 중에 9억 원 초과 평형에 대한 중도금대출을 제공하겠다는 금융사가 있어 협의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입주자모집공고를 다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도금대출 조건 변경은 지방자치단체 승인 사항이다.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후분양 단지인 만큼 지자체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심사를 거칠 필요 없이 사업자가 분양가를 자체 결정할 수 있다. 시행사와 분양 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인근의 다른 분양 단지의 분양가를 고려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재공고에서는 분양가를 일부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세대 수가 가장 많은 전용 78㎡의 경우 분양가가 10억 3,840만~10억 8,840만 원이다. 이는 단지 인근에서 분양 중인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전용 84㎡의 분양가(9억 2,700만~10억 3,100만 원)보다 비싸다. 특히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경우 올 6월 입주해 수분양자의 자금 조달 일정도 빡빡한 편이다. 이에 시행사는 계약금·중도금·잔금의 비율도 일부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의 아파트 공급이 희소한 만큼 미분양 우려는 적지만 고분양가 논란과 9억 원 초과 평형에 대한 중도금대출 불확실성에 따른 당첨 후 미계약을 우려해 분양 일정을 재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앞서 ‘송도자이더스타’의 경우 비슷한 이유로 당첨자의 35%인 530여 가구가 미계약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입주자 모집 재공고는 설 연휴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