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프간서 몸값 뛴 카타르 '우크라 해결사'되나...바이든, 이달 국왕 만난다[윤홍우의 워싱턴24시]

러시아 제재 최대 관건은 NATO 단결...유럽은 천연가스 무기화 우려

카타르 LNG 83%가 아시아로 수출 중.. 유럽으로 일부 전환 가능

자원 부국 카타르, 아프간 사태서 존재감 ↑ 美 전폭 도울지 관심


“유럽에 액화 천연가스(LNG)가 더 필요해도 생산 물량을 늘릴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으로 가는 카타르의 LNG 물량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약간의 유연성이 있습니다”

니코스 차포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발발 시 유럽에 가스 공급을 늘릴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문제 컨설팅 회사 '아날리티카'의 대표를 지낸 에너지 전문가로 꼽힌다.

전 세계 LNG 공급 흐름/니코스 차포스 CSIS 연구원 트위터 캡쳐


그가 트위터에 공유한 지난해 12월 전 세계 LNG 수출 흐름을 보면 카타르는 총 680만 톤의 LNG 중 567만 톤을 아시아로 보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카타르의 가장 큰 고객이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카타르 물량은 105만 톤에 그친다.

반면 카타르와 같은 규모의 LNG를 수출하는 미국은 유럽에 대한 수출이 417만톤으로 이미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차포스 연구원은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카타르의 12월 LNG 수출 물량의 83%가 아시아로 향했다”면서 "경로를 변경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는 있으나, 약간의 변화만 있어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에너지 위기’ 차단이 NATO 동맹의 관건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고조되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사’로 카타르가 급부상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가스 차단 보복’이 두려워 러시아 제재에 있어 단결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현재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는 이 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만약 우크라이나 관련 미국의 제재에 대한 반발로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면 유럽의 에너지 가격은 10배 이상 폭등하고, 한겨울에 수백만명이 한파에 내몰릴 수 있다.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 어렵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오른쪽)이 24일(현지시간)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과 기자 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AP연합뉴스


국제에너지기구 (IEA)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시장은 지난해 가격 상승에도 불구, 러시아가 지난해 4분기 유럽에 대한 수출량을 전년에 비해 줄이면서 이미 수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특히 천연가스 저장고의 재고량이 역대급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틴 버지나 독일 마셜펀드 연구원은 “현재의 유럽 상황 자체가 러시아가 만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타르에 손 벌리는 美…바이든, 국왕 만난다


미국은 유럽의 우려를 줄이면서 단결된 나토 제재안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 LNG 공급 물량을 조정할 방법을 백방으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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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에 따르면 에이머스 혹스틴 미 국무부 에너지 안보 수석 고문이 이끄는 에너지팀이 지난 두달여 간 비상 상황 시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글로벌 전략을 설계해 왔다. 미국은 카타르와 노르웨이는 물론 글로벌 에너지 회사 등과 협력해 유럽에 더 많은 LNG 물량을 보내기 위해 그야 말로 전 세계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고 악시오스 등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초강경 대응을 공언했다. /EPA 연합뉴스


아울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달 백악관에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을 초청해 회동을 갖을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등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사태에서 카타르의 협조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아프간서 ‘중재자’ 위력 보인 카타르…美에 힘실을까

전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풍부한 자원과 주변 국가와의 원만한 관계를 바탕으로 최근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카타르 왕위를 계승한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은 3개 국어에 능통하고 외교적 수완이 높은 인물로 평가된다.

카타르는 지난 2020년 수도 도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 협상을 중재하며 아프간 전쟁을 끝내는 데 일조했다. 또 지난해 탈레반이 아프간 카불을 점령한 후 이어진 피란민 구출 작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에 외국인을 대피하기 대기 중인 카타르항공 소속 여객기 곁을 탈레반 대원들이 걸어가고 있다./연합뉴스


당시 미국이 구출한 아프간 피란민 40%가 카타르를 거쳤고, 미군이 완전히 빠져나간 이후 남은 외국인들을 실어나른 것도 카타르 비행기였다. 특정 국가에 치우치지 않고 미국, 탈레반, 이란 등과 모두 온건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카타르가 가진 힘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어 카타르가 유럽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미국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줄 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LNG 시장은 통상 장기계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카타르의 가용 물량이 어느 정도나 될지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파이낸셜타임즈(FT)에 "성공여부는 다른 고객국의 의지 그리고 미할당 LNG의 가용성에 달려 있다"면서 "카타르는 쓰나미가 강타한 뒤인 2011년 일본으로 물자를 재배치한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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