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NG해운 매각을 추진하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매각을 접고 수소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신규 수주로 실적 상향이 기대되면서 이를 반영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다. 대신 다른 PEF로부터 수주에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PE와 현대LNG해운 매각 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해 말 본 입찰 이후 매각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입찰 참여자들이 매각 측이 기대한 최소한의 가격인 5,000억 원대 초 중반에 못 미치는 금액을 써냈기 때문이다. 입찰에는 KG그룹과 글로벌 PEF등 4곳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현대LNG해운을 사업부로 보유했던 HMM은 지분 교환 방식으로 합병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채권단 등의 반대로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IMMPE는 중견 PEF 대신PE로부터 현대LNG해운에 대한 약 1,200억원 안팎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양측은 오는 2월말 거래 협상을 종결할 계획이다. 다른 PEF가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는 흔치 않지만, 대신 PE는 현대LNG해운이 확보한 신규 수주 사업의 안정성을 눈여겨 봤다. 현대LNG해운은 2020년 말 기준 매출 1,874억 원, 감가상각전 영업이익(에비타·EBITDA)는 14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현대LNG해운의 신규 수주가 마무리되면, 매출이 현재보다 최대 3배, 에비타는 6배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 PE는 당장을 선박을 새로 발주해서 운행 해야 하는 현대LNG해운에 대규모 자금을 대고, 수 년 후 재매각 때 IMMPE와 함께 회수하게 된다.
현대LNG해운은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나스와 선박 당 17만4,000㎥급 LNG운반선 3척에 대한 15년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신규 선박을 대상으로 하며 이를 건조하는 데 드는 선가는 5억 7,300만달러(6,364억원)에 달한다.
그 밖에도 스페인 에너지 기업인 렙솔과 신규 17만 4,000㎥LNG운반선 1척에 대해 10년 장기운송계약을 맺었다. 현대LNG해운은 대우조선해양에 건조를 맡겼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대금은 2,169억 원이다. 현대LNG해운은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대출성 자금인 선박금융을 지원 받고, 이보다 후순위 투자자가 되는 지분성 자금 일부는 대신PE의 투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