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 첫 날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진입)에는 실패했다. 종가 시초가 대비 9만2000원이 빠졌다.
27일 종가 기준으로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59만7000원)보다 15.4% 하락했다. 따상을 기대했던 422만 청약개미의 실망에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출발은 좋았다. 공모가(30만원)의 2배를 소폭 밑도는 시초가 59만7000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나온 매파적 기조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블랙홀 현상이 맞물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높아졌고 결국 장중 45만원을 찍으며 약세를 보이다가 공모가 대비 68.3% 상승한 50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일반청약에서 114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으며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힌 만큼 ‘따상’이 전망됐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는 못한 것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가능성, 상장 이후 제한적 유통 물량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등은 잠재적 위험 요인이 많지만 즉각 당면할 위험은 제한적이라 현 수준에서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시장 기대와 달리 따상에 실패해도 시가총액의 경우 내수 시장에 기반한 경쟁사인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적정 수준에서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원으로 코스피 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82조6283억원)를 제쳤다. 이번 상장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10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회사 측은 공모자금은 글로벌 생산기지 능력을 확대하고,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R&D) 및 신규 사업에 투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요구에 대해 경영진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신규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고객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습니다’라는 기념 문구를 적었다. 권 부회장은 “1992년 대한민국 2차전지 사업의 개척자로 첫 발을 내디딘 이후 30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드디어 상장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며 “이번 상장을 지난 30년의 마무리가 아닌 새로운 100년을 위한 출발점으로 생각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