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다. 항공·제철·건설·금융 업종 내 주요 기업들도 일제히 역대 최대 실적을 쏟아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1조 67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59.0% 급증한 액수이자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매출액은 13조 5532억 원으로 창립 이후 첫 13조 원대 매출이다. 사업부별로는 에너지 및 기타 부문 영업이익이 4.9% 늘어난 5376억 원, 전자재료 부문 영업이익이 20.3% 증가한 5300억 원이다. 삼성SDI 측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에도 불구하고 Gen.5 배터리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며 “ESS는 가정용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003490)도 화물 호조를 앞세워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 7534억 원, 영업이익 1조 4644억 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8.2%, 514.4%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항공 화물 운임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현대제철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 동참했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8% 증가한 22조 8499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251.3% 늘어난 2조 4475억 원이다. 글로벌 철강 시황 호조로 자동차 강판,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고 컬러 강판 등 저수익 사업을 조정한 것도 수익성 개선을 도왔다.
대우건설(047040)도 지난해 역대 최대인 738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32.2% 증가한 것으로 매출액은 8조 6852억 원이다. 코로나19와 분양가 규제로 일부 현장 착공이 지연됐지만 주택 사업 부문이 견조한 성장을 이뤘고 이라크 등 국외 현장 수익이 안정화됐다.
금융 업종에서는 메리츠증권(008560)이 지난해 948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2017년부터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메리츠증권 측은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이 심화됐지만 기업금융과 세일즈앤트레이딩·리테일 부문 등 모든 사업부가 독보적인 투자 기회를 발굴하면서 고른 성장세를 이뤘다”고 밝혔다.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한 곳도 있다. 배터리 분리막 생산 업체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1562억 원)보다 42.8%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