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6000만원 날렸는데 손절도 못해"…카카오보다 난리난 '이 회사'

크래프톤, 공모주 투자자 수익률 -45%

새해들어 40% 급락…코스피200중 최악

신작 흥행 부진에 실적 눈높이 하향조정

우리사주 인당 평가손실 5900만원 달해

내달 10일 1500만주 보호예수 해제

"차기작 흥행여부가 주가, 실적 좌우할것"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사진=연합뉴스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사진=연합뉴스




크래프톤의 주가가 공모가 반토막 수준까지 폭락하면서 투자자는 물론 직원들까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예고에 게임주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크래프톤은 신작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유독 주가 부진이 심각한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크래프톤은 공모가(49만 8000원) 대비 44.9% 낮은 27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8일 장 중 한때 25만 7500원가지 곤두박질쳤고 새해 들어 조정폭만 41.2%에 달한다. 코스피200 종목 중 가장 저조한 성과다.



크래프톤은 한해 영업이익이 8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대표 게임사다.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신작인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흥행 기대가 고조되면서 지난 11월에는 주가가 58만 원까지 내달리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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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1월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가 시장 예상과 달리 부진한 매출을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뒤틀렸다. 뉴스테이트는 출시 직후 주요 국 다운로드 순위에서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매출 순위 상승에는 실패했다. 크래프톤은 성장형 무기 판매와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이달 주요 국가 다운로드 순위 200원 밖으로 밀려났고 증권사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시작됐다. 이달 삼성증권은 올해 뉴스테이트의 매출 추정치를 기존 5500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가파르게 낮췄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3~4회에서 7회까지 확대되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못한 것도 크래프톤이 부진한 주된 요인이다.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작년 8월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우리사주조합은 총 35만 1525주를 공모가(49만 8000원)에 배정 받았다. 1인당 평균 264주를 배정받은 셈으로 공모가 기준 평가 가치는 1인당 1억 3147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난 28일 종가 기준 1인당 평가액은 7247만 원까지 낮아졌다. 공모가 대비 1인당 평균 손실 금은 5900만 원에 이른다. 당초 직원 복지라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게 직원들도 큰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 간의 보호예수기간이 있어 오는 8월까지는 주식 처분이 불가능하다.

회사 안팎에서 원성의 목소리가 커지자 장병규 의장은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25일 장 의장은 크래프톤 사내 게시판에 '우리사주를 가진 구성원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현재의 주가 부진 이유를 실적 이슈,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 외부 요인 등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주식 올리는 재주는 없지만, 장기간에 걸쳐 회사 가치를 올리는 일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고 자신있다”며 “올해 최우선 관심사는 '우리사주 락업(보호예수)이 풀렸을 때 조금이라도 구성원이 돈을 벌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을 믿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오는 10일 크래프톤은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1550만 주(31.66%)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될 예정이며, 차기작의 성과가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의 매출 감소와 신작 뉴스테이트의 성과 부진으로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40% 밑도는 1594억 원에 그칠 전망”이라며 “향후 크래프톤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은 차기작의 흥행에 달려 있으며 올해 있을 신작 발표가 향후 투자 심리에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인수한 언노운월즈의 미공개 신작을 오는 2분기 출시하고,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도 신작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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