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인플레 확 꺾여야 올 금리 4번↑…아니면 모두 인상 가능성”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네이선 시츠 씨티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씨티그룹네이선 시츠 씨티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씨티그룹




‘3분 월스트리트’입니다. 설 연휴라 한국 장도 ‘3분 월스트리트’도 쉬는 날인데요. 시황은 전해드리지 않는 대신 뉴욕외신기자센터 주최로 지난 28일(현지 시간) 개최한 네이선 시츠 씨티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와의 기자 간담회 내용을 간단히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 주된 내용인데요. 시장 상황 파악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파월, 완전히 다른 사람돼 등장…인플레와 싸우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해”


관심인 금리인상 부분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네이선 시츠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나타났다고 평가했는데요. 지난해 비둘기파에서 얼굴만 같은 쌍둥이 매파 파월이 돼 등장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빠르게 내려오느냐에 달려 있다”며 “만약 인플레이션이 3%로 돌아가는 길에 있고 물가가 내려가기 위한 긍정적 환경(코로나 감소·백신·공급망 등)이 조성되기 시작한다면 연준은 올해 4번, 내년에 4번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지만 만약 인플레가 다루기 힘든 것으로 입증된다면 그것은 매우 중대한 위험”이라며 “이 경우 연준은 더 자주(more frequently) 움직여야만 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더 자주 움직여야 한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 그는 “최소한 모든 회의에서의 금리인상 옵션이라고 말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시츠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FOMC에서 파월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AP연합뉴스제롬 파월 연준 의장. 시츠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FOMC에서 파월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AP연합뉴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1월 FOMC에서 인플레와 싸우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준은 현재 인플레와 싸우는 것이 첫 번째 임무이며 이는 우리가 3~4달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통화정책 긴축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정리하면, 올해 중반으로 가면서 물가상승이 확연히 꺾이더라도 최소 4번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며 인플레가 내려오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매 회의마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지요. 그동안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것과 비슷한데요. 현재 월가의 시각은 물가가 내려오더라도 4번, 아니면 지금으로서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대 6~7회 정도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예상과 실제는 다릅니다. 최종적인 금리인상 횟수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인플레 추이에 달려 있는데 그럼에도 지금으로서는 최소 4번은 하지 않겠느냐 이런 말이죠. 이는 연준의 대응이 많이 늦었기 때문인데요. 그는 “7%의 인플레이션에 실업률은 3.9%다. 탄탄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금리는 여전히 제로고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며 “연준은 상당히 뒤처져 있으며 시장도 그렇게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망은 하나도 안 맞는다 이렇게 보기보다 합리적 예상을 기준점으로 세우고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참고할 만한 지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니까요.


“앞으로 1년 간 인플레가 세계경제 핵심테마…채권시장, 연준 긴축 오래 못 간다고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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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앞서 설명드린 인플레가 내려오기 위한 조건들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주목하는 큰 주제는 인플레이션”이라며 “이는 앞으로 1년 동안 세계경제와 중앙은행의 핵심과제”라고 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하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선 코로나19과 관련해 더 많은 진전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적인 인플레의 주요 동인이 강력한 상품수요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염병의 완화는 인플레를 낮추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면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공급이 증가하겠죠. 또 지속적인 소비가 가능해질 경우 한번에 몰아서 하는 보복소비도 시기적으로 분산될 수 있을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공급망의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인데요.

채권시장은 연준의 긴축이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이후의 경제는 예전처럼 저성장, 저물가, 저수요의 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로이터연합뉴스채권시장은 연준의 긴축이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이후의 경제는 예전처럼 저성장, 저물가, 저수요의 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지금의 공급망 문제가 곧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길어진다면 통화긴축의 강도 역시 더 세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미크론 변이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점을 지나 빠르게 줄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은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요.

추가로 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여전히 연 1.8% 안팎으로 낮은 데 대해 시장은 미국 경제가 중장기로 보면 예전과 비슷한 추세로 돌아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이라고 하면 저성장, 저물가, 저수요를 말하는 것이죠. 사실 연준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이 높은 물가를 고민해본 것은 수십 년 만입니다. 특히 유효수요를 늘리기 위해 많은 당국자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오기도 했었죠.

그래서 국채금리가 낮은 것은 경제상황이 몇 년 이렇게 반짝하다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는 말입니다. 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역풍이 불 가능성이 높다는 이들이 많은 것”이라며 “연준이 (긴축기조로) 그리 멀리 가지 못할 것이고 가더라도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의 의미에 대해서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수익률 평탄화와 함께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채권업계에서는 지금도 결국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상황을 계속 눈여겨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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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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