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대란을 딛고 현대차(005380)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역성장 속에서 현대차·기아(000270)가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3.1% 늘어난 9만 3998대를 판매했다. 이 기간 현대차(5만 1510대) 판매대수는 11.5% 늘면서 역대 1월 중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 판매대수(4만 2488대)는 같은 기간과 견줘 5.5% 줄었다. 그러나 현대차의 선전으로 양사 합산 실적은 1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유력 경쟁사인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는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일본 토요타, 혼다, 마쓰다는 각각 5.1%, 19.8%, 16.5% 판매량이 감소했다. 지난 1월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판매는 9~16%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의 실적을 견인한 건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는 작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차량 전복 사고 이후 안전성이 높다는 입소문을 타며 판매가 호조세다. 제네시스는 작년 5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판매 신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전년 동월 대비 29.3% 증가한 3638대가 팔렸다. 14개월 연속 판매가 늘고 있다. 기아는 1월 판매량이 잠시 주춤했지만 친환경차 부문에서 약진했다. 니로EV가 1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면서 전기차 전체 판매도 역대 최대 1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가 올 1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면서 업계에서는 지난해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총 149만 대를 판매하면서 미국 시장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내 판매 순위가 5위로 오르면서 혼다도 제쳤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판매담당 부사장은 “코로나19 확산과 반도체 공급난에도 소비자들이 제품 라인업 전반에 관심을 보이면서 1월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기아 미국 판매담당 에릭 왓슨도 “1월 친환경차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면서 기아의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게됐다”며 “수주 안에 EV6를 출시하면서 다시 한 번 기아가 자동차업계에서 앞서나가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