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9등급 합격" "꼴통 대학" 조롱글 삭제 요청한 대학, 결과는

KISO "명백한 허위사실로 보기 힘들어"…삭제 요청 거절

KISO 정책위는 지난달 28일 A사립대가 신청한 '게시글 삭제요청' 심의 결과, '해당 없음'을 결정, 삭제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KISO 정책위는 지난달 28일 A사립대가 신청한 '게시글 삭제요청' 심의 결과, '해당 없음'을 결정, 삭제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방에 위치한 사립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올린 게시글이 자교를 모욕하고 대외적인 명예훼손을 했다며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 삭제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포털 등 인터넷 게시글을 자율심의하는 기구인 KISO 정책위원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인터넷 게시글 임시조치 심의 결과를 밝혔다. 결과에 따르면 KISO 정책위는 A사립대가 신청한 '게시글 삭제요청' 심의 결과, '해당 없음'을 결정, 삭제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앞서 A사립대는 "수능 9등급, 수능날 시험장에서 도망한 사람도 합격시켜 주고 장학금 50만원도 줌", "대한민국 꼴통 대학교"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게시글에 대해 삭제를 요청했다. 해당 글이 학교를 모욕할 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명예도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KISO 정책위는 신청인의 지위를 비교적 폭 넓은 비판을 받을 수 있는 '공직자, 언론인 등의 공인'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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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당 게시물이 대학의 신입생 모집요강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공적 관심사 및 공적 업무 영역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KISO 정책위는 해당 게시글이 명백한 허위 사실인지, 악의적이거나 혹은 상당성을 잃은 공격인지 등을 따져봤다.

KISO 정책위는 게시글 본문에 있는 '수능 9등급, 수능날 시험장에서 도망한 사람도 합격시켜 주고 장학금 50만원도 줌'이라는 내용이 명백한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A사립대의 신입생 추가모집 공지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뒤 두 줄의 코멘트만 덧붙인 것으로, 해당 학교의 공지에도 '수능 미응시자 지원가능'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또한 공지에는 '50만원 장학금 학생계좌로 지급'이라는 문구도 나와 있다.

또 KISO 정책위는 정원 미달로 지원자 전원이 합격했으므로 만약 수능 9등급이나 수능 미응시자가 지원했다면 합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판단했다.

게시글 제목인 '대한민국 꼴통 대학교'라는 표현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이고 특정한 서열평가에서 꼴찌를 했다라는 표현이라면 '허위 사실 적시'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나, 해당 게시물과 같이 구체적이고 특정한 서열 평가에서 '꼴등'이 아니라 단순히 '대한민국 꼴등 대학교'라고 표현했다면 이는 단순 '의견' 표명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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