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구 쌍용양회)가 국내 최대 폐플라스틱 처리 업체인 삼호환경기술을 전격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폐기물 처리업체 3곳을 인수한 바 있는 쌍용C&E가 시멘트를 넘어 폐기물 처리 사업을 빠르게 주력 사업군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쌍용C&E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사명을 바꾼지 1년도 안돼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포석들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11월 삼호환경기술 지분 100%를 약 450억 원에 인수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호환경기술은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수집·분류해 잘게 부순 고체연료(SRF)를 생산, 시멘트 제조사 등에 공급해왔다. 폐플라스틱을 연간 30만톤까지 처리할 수 있어 이 분야 국내 최대 업체로 꼽힌다.
쌍용C&E는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일부 원료 및 연료를 삼호환경기술과 같은 SRF 생산업체에서 조달할 수 있어 사업 시너지를 높일 수 있고, 석탄 대신 친환경 연료를 쓰면서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한편 폐플라스틱 수집을 통해 수수료 수익도 챙길 수 있다. ‘1석 3조’의 기업 인수합병(M&A) 효과가 기대돼 쌍용C&E는 지난해에도 경기권 폐플라스틱 수집·처리 기업인 KC에코물류를 약 16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아울러 경남권 산업폐기물 중간처리 기업인 태봉산업과 수도권에서 산업부산물 재활용 등의 기술을 보유한 성광이엔텍도 사들였다.
지난해 2월 사명을 쌍용양회에서 쌍용C&E(Cement&Environment)로 바꾼 이후 업계 1위인 시멘트에 이어 환경 분야를 육성하려는 사업 전략이 빠르게 이행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호환경기술이 매각 1년도 안돼 주인이 바뀌어 알아보니 쌍용측이 인수를 마친 상태였다” 며 “폐기물 처리 사업을 확대하려는 한앤컴퍼니의 의지가 강력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쌍용C&E는 환경 사업만 전담하는 중간지주사 역할인 그린에코솔루션을 설립하고 M&A뿐 아니라 시멘트 제조에서 폐기물 소각 및 매립 능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순환자원 처리시설 건설에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연 90만톤의 폐플라스틱 처리 능력을 확보한 쌍용C&E는 2023년까지 설비 능력을 연 150만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폐기물 처리 등 환경 사업은 쌍용C&E의 수익성 제고에도 벌써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환경사업 매출은 1343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850억 원에 달했다. 환경 사업 영업 이익률이 63%에 이르면서 전체 영업이익에서도 47%를 차지했다.
쌍용C&E는 환경 사업 확대의 마지막 퍼즐을 영월 폐기물 매립장 완공으로 보고 있다.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석회석을 채굴했던 영월 폐광산에 1700억 원을 투자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하는 대사업인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넘어야할 산이다. 매립 규모가 560만㎥로 경기·충북·경북 지역 산업 폐기물의 25%를 처리할 수 있어 업계 3위인 SK에코플랜트가 잇따른 M&A로 확보한 매립 물량이 205만㎥ 정도임을 고려하면 단숨에 국내 폐기물 사업 분야 1·2위 업체로 도약이 가능하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2016년 1조 3,000억원에 쌍용C&E를 인수했는데 계획대로 영월 매립장을 완공해 환경 사업에서 국내 정상권 기업에 올라설 경우 기업가치는 2~3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