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은 “재작년 4월부터 수출 상승국면…정점 아직 안 지나”

1년 8개월째 수출 상승국면

화공품·철강 제외하고 확장기

품목·지역 고르게 수출 증가

부산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부산=권욱 기자부산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부산=권욱 기자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6444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수출 상승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한국은행 진단이 나왔다. 한은은 수출이 당분간 견실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중국 성장세 둔화 등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3일 발표한 ‘수출상황 판단 지표별 최근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물량은 1990년대 이후 8번째 순환의 상승국면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경기국면을 상승국면(회복기, 확장기)과 하강국면(둔화기, 수축기)으로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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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지난 2020년 4월 이후 상승국면이 1년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 상승국면은 과거 평균(1년 11개월)보다 짧고, 장기추세 대비 격차도 1.7%로 과거 정점 평균 2.5%를 상당 폭 밑돌고 있다. 이를 근거로 한은은 현재 수출 경기가 상승국면에서 정점을 통과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품목별로 살펴봐도 화공품과 철강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 역시 경기 순환상 확장기에 위치해 있다.

수출 경기 확산지수 역시 장기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확산지수는 수출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품목과 지역을 백분율로 시산해 수출 증가세의 견고한 정도를 측정한 지표다. 세부 품목과 지역이 고르게 확산된 경우 이질적인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수출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나 동남아 성장세 약화 등에도 전체 수출은 양호한 증가 흐름을 유지했다.

글로벌 기업신뢰지수나 국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등 수출 선행지표도 양호한 상태다. 한은은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를 선별해 방사형 그래프로 시각화한 수출 레이더를 통해서도 수출 여건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지난해 4분기 수출 여건은 직전 1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장기추세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관 전망을 봐도 올해 수출 여건은 기저효과 축소로 지난해 대비 약화될 수 있지만 장기추세보다는 개선된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동향을 볼 때 수출이 현재 상승국면에서 견고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당분간 견실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만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심리 둔화 가능성 등 수출 제약 리스크 요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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