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원·달러 환율 1206원 돌파…유가와 동반상승하며 수입물가 압박

0.9원 오른 1206.4원…1년 8개월 만에 최고

우크라사태·유럽 기준금리 결정 등 영향

ㅁ3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연합뉴스ㅁ3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206원을 넘어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설 연휴 기간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각종 악재에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진 셈이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전 오른 1206원 4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0년 6월 23일(1208원 80전)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 50전 내린 1202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장 중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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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주요국 주가와 금리가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DXY)도 1.35%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고 원화(NDF)도 0.4% 강세를 나타냈다.

유럽 금리 인상도 불안 요인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날 저녁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설 연휴 동안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 등으로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했지만 시장은 유럽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미국의 고용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국 노동부는 고용 시장의 회복 여부를 보여주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발표하는데 이 수치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업체의 달러 매수 물량 유입도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환율과 유가가 나란히 상승하며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웃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가의 고공 행진은 향후 금리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정부 당국의 물가 관리가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유가가 문제다.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가격은 배럴당 88.26달러다.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88.39달러(1월 31일 기준)로 강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환율 악재를 감안하면 사실상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유가는 이미 2014년 8월의 103달러 수준(당시 환율 1026원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원화 가치로 구입 가능한 원유량이 그때와 같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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