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지금 우리 학교는’이 공개 하루만에 전세계 넥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오른 뒤 닷새째 정상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불법 콘텐츠 유통에 몸살을 앓고 있다.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는 국가가 아닌 중국에서 불법 다운로드 등을 통해 버젓이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이날 기준 ‘좀비 캠퍼스’라는 해시태그가 4억2000만건의 누적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좀비 캠퍼스’는 중국인들이 ‘지금 우리 학교는’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달 28일 전 세계에 공개된 후 다음날 25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이틀째에는 44개국, 사흘째 46개국, 나흘째 54개국, 닷새째 58개국으로 흥행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 뒤를 잇는 메가 히트작이 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중국 최대 드라마평가 사이트에도 이틀 만에 1만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오징어 게임’과 ‘지옥’을 넘어서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K-콘텐츠의 위상과 퀄리티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내는 이들이 반응이 대부분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루하다” 등의 혹평도 심상치 않게 나오고 있다.
문제는 넷플릭스가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상당수 네티즌은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을 활용해 불법으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지 여러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에는 ‘좀비 캠퍼스’의 전 편이 업로드된 것은 물론 해외 콘텐츠 부문 1위에 오른 것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의 ‘킹덤:아신전’, ‘오징어 게임’, ‘지옥’ 등은 물론 국내 각종 TV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까지 공유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OTT업체들이 사설 모니터링업체 등을 통해 대응 중이지만 유통 경로가 다변화되고 있어 근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한복 입은 좀비들을 탄생시켰던 '킹덤'에 이어 교복 입은 좀비를 세상에 선보이며 'K-좀비'를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켰다. 드라마의 인기에는 이야기 전개, 캐릭터, 메시지 외에도 좀비를 실감 나게 구현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분장, 컴퓨터그래픽(CG) 등 기술의 공도 크다. 배우들은 좀비의 몸동작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한국은 학원물과 좀비물을 결합한 변주를 능수능란하게 선보일 수 있는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복도를 따라 팽팽하게 내달리는 미션, 강당을 미친 듯이 질주하는 장면들이 특별한 스릴감을 선사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