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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뷔 ‘매미소리’ 송가인 “진짜 한국의 뮤지컬 연희극…희노애락 담았다”[SE★현장]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 신작영화 ‘매미소리’ 기자간담회 현장

영화 '매미소리' 스틸 이미지 / 날개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매미소리' 스틸 이미지 / 날개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란 요리에 빗대어서 맛 없어도 배고파서 먹는 경우도 있고 건강에 좋아서 찾는 경우도 있고 식도락처럼 즐기기 위해 찾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천편일률적인 영화들 사이에 이런 영화도 보셔야 좋지 않을까 해서 만든 ‘문예영화’입니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로 최초이자 최다 관객수(293만 명)를 기록했던 영화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이 신작 ‘매미소리’로 13년 만에 극장가를 찾았다.

7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충렬 감독은 자신의 신작 영화 개봉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매미가 달구지 수레를 끌 수도 없고, 연기도 필요해서 이번엔 다큐가 아닌 극영화를 시도하게 됐다”면서 “10년 넘게 공을 들이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혔다.

영화 ‘매미소리’는 전라남도 진도 지방 전통 초상 풍습이자 민속놀이인 ‘다시래기’를 중심으로 20년 만에 서로 마주하게 된 부녀 사이 갈등과 눈물나는 화해를 그린 휴먼드라마다. 한 여름 공기를 가득 메우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영화 내내 슬프면서도 영화가 끝난 뒤에는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그 너머로 아름다운 섬인 진도의 풍광을 담아내 보는 감동을 더한다. 여기에 블록버스터 영화와 연극무대를 오가는 연기파 배우 이양희가 아버지 ‘덕배’ 역을 맡았고 KBS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해 모가디슈, 자산어보 등 영화에서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주보비 배우가 딸 ‘수남’ 역을 맡아 애잔하고 서글픈 부녀 지간을 부족하지 않게 연기했다.

연기 경력 35년 만에 첫 주연을 맡게 된 이양희 배우. 영화 속 자신인 ‘덕배’는 한 평생 집념을 불태우는 ‘다시래기꾼’이자 ‘광대’다. 자신의 업을 위해서는 가족도 다 내팽개칠만큼 모진 인물이기도 하다. 자신 역시 같은 ‘광대’(연기자)로서 공감이 많이 됐었다는 그는 “‘덕배’를 보면서 정말 애잔하고 참 안 됐더라”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덕배의 어머니 초상을 치르는 장면에선 진짜 어머니 생각도 나서 기분이 묘했다고.

이양희는 “다시는 이런 작품 못할 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잘 하려고 했다”라고 각오를 되새겼다. 이어 그는 “(영화를 통해)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앞으로 계속 달려가는데 많은 의미와 질문과 생각을 하게 된 작품”이라면서 “제 인생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영화 '매미소리' 스틸 이미지 / 날개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매미소리' 스틸 이미지 / 날개엔터테인먼트 제공




덕배의 딸 ‘수남’ 역으로 첫 주연을 맡은 주보비 배우. 극중 수남은 어릴 적 엄마의 죽음에 관한 트라우마를 안고 아버지와 집을 떠났던 인물이다. 그러다 할머니 초상날에, 20년 만에 집으로 찾아왔다. 자신의 딸 꽃하나(서연우)와 함께. 주보비 배우는 “극중에선 송가인 님과 버금가는 노래 실력으로 나오는데 너무 차이가 나서 부끄러웠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늦춰졌었는데 이번에 개봉하게 돼 떨리고 기대도 되고 아쉬운 마음도 크다”라고 소감을 건넸다.



덕배와 수남 사이를 이어주는 중요한 인물이자 덕배의 외손녀 꽃하나로 열연을 펼친 아역배우 서연우 양은 “무더운 여름날이었지만 세트장이 바닷가여서 밤에는 추웠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목감기가 걸려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예쁜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와서 그게 조금 아쉽다”라고 말해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특히 서연우 양은 영화에서 눈물을 펑펑 쏟는 감정 연기를 하게 되는데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절 사랑해주시던 할머니가 오디(과일)만 남겨놓고 떠나버렸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더라”라고 답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진도 홍보대사이자 이번 영화로 배우로서 첫 데뷔를 한 가수 송가인은 ‘다시래기’ 문화에 대해 “제가 애기 때부터 보고 자라온 익숙한 장례 풍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대학교에선 선생님을 초빙해 배워서 공연을 올리기도 했었던 추억이 담긴 ‘다시래기’였다고. 국가 무형문화재 제81호이기도 한 이 독특한 장례 문화를 두고 송가인은 “상주 분들께 너무 슬프지만 말고 위로해주고 웃음을 주는 극”이라면서 “극중 아기를 낳는 장면이 나오는데 새 생명이 태어남으로써 돌아가신 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매미소리' 스틸 이미지 / 날개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매미소리' 스틸 이미지 / 날개엔터테인먼트 제공


취재차 갔던 진도에서 이 모습을 보고 놀랍고 충격을 받아 이번에 영화까지 만들게 됐다는 이충렬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배우 분들이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라고 되돌아봤다. 가장 중요했던 건 진도 사투리와 ‘다시래기’ 두 가지였는데, 충청도 사람인 이양희 배우를 포함해 전국 팔도에서 모인 배우들이 진도 사투리와 ‘다시래기’를 철저히 연습한뒤 실제보다 더 재미있게 표현해냈다. 이에 대해 감독은 “배우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린다”라고 말을 남겼다.

끝으로 영화 ‘매미소리’에 대해 이양희 배우는 “잔잔한 감동과 가족이라는 울림이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주보비 배우도 “많이 어둡고 긴 영화이지만 마지막에 결국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 역시 길고 힘들지만 결국 우리는 한 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밝혔다. 서연우 양은 “슬픈 장면이 나오면 같이 울고 기쁜 장면이 나오면 같이 웃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리고 송가인은 “이게 바로 진짜 한국의 뮤지컬 연희극”이라며 “희노애락을 담고 있는 이 영화를 많은 분들이 찾아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뜨거운 울림으로 기억되는 다큐 영화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의 신작 영화 ‘매미소리’는 오는 24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영화 '매미소리' 포스터 / 날개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매미소리' 포스터 / 날개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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