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9일 안드레이 쿨릭 주한러시아 대사와 만나 한국과 러시아 간 경제적 협력과 문화 교류를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쿨릭 대사와의 면담에서 “한국에서는 러시아를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고 부른다”며 “러시아의 앞선 과학기술 분야가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관련 분야, 그중에서도 수소 관련 분야에서 러시아가 많이 앞서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러 간 협력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한국에 진출한 러시아 기업들, 그리고 체류하는 러시아인들에 대해 각별한 보호를 하고 협력을 계속 확대하겠다”며 “러시아 당국도 한국 교민들과 한국 기업들에 대해 각별한 애정과 협력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쿨릭 대사가 경제·문화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하자 이 후보는 “지금은 러시아를 방문하는 수단이 배와 비행기에 한정돼 있는데, 가능하면 철도가 북한을 통해 연결되고 육로가 개방돼 자동차와 철도로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빨리 열릴 수 있도록 한-러 간, 북한-러 간의 협력이 더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천연가스도 배로 실어 오는 게 아니라 가스관으로 신속하게, 저렴하게 도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역하는 러시아 말을 들어보니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여러 작가의 이름이 떠오른다”며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협력이 계속 강화되길 각별히 기대한다”라고도 말했다.
쿨릭 대사는 “건설적이고 포괄적인 관계를 발달시키는 것이 양국의 근본 관심사에 부합된다는 입장을 러시아와 한국은 같이 하고 있다”며 “이러한 관계는 양자 차원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다자적 문제에서도 러시아와 한국이 협력하고 있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은 유사하거나 같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와 쿨릭 대사는 이날 비공개회담에서 양국에 문화원을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 동석한 위성락 전 대사는 기자들과 만나 “교류를 늘리자는 차원에서 문화원을 설치하는 것을 제안했다”며 “러시아 측에서도 동의를 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이야길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