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을 통해 국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체가 세계 최초 고효율 청색 OLED의 상용화를 이루는 데 조력자로서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제 마지막 고비만 넘기면 제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2월 수상자인 이준엽(52·사진)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는 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효율 청색 OLED의 제품화 가능성을 증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대 공업화학과 학·석·박사를 취득하고 미국 렌셀러폴리테크닉대 박사후연구원을 한 뒤 삼성SDI 책임연구원, 단국대 고분자공학과 교수를 거쳐 지난 2015년 성대에 부임했다.
세계적으로 연구자들은 OLED를 비롯한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청색 발광 소자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색 소자가 다른 색깔에 비해 발광 에너지가 커 효율성과 수명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적색·녹색과 동등한 성능의 고성능 청색 OLED용 소재와 소재 특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소자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색 OLED의 고효율화는 세계적으로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제품화될 경우 OLED 소비 전력을 대폭 감소시켜 배터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에너지 소비 감소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해 탄소 중립 실현에도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 교수 팀은 2005년부터 OLED 연구에 집중해 소재와 소자의 기초를 충실히 쌓고 관련 분야를 선도해왔다. 기업과 밀접하게 교류하며 최신 연구 동향과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했다. 이 교수는 “OLED는 소재 부품부터 최종 제품까지 우리나라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중국을 비롯한 해외 업체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혁신 기술 개발을 하기 위한 산학연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최근 OLED 관련 대학의 연구 기반이 약화되고 학생들의 디스플레이 분야로의 진출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과거 기업에 근무하다가 대학으로 처음 옮겼을 때 연구장비가 부족한데다 장비를 설치할 공간이 없어 외부 공간을 임차해 실험했던 경험을 들며 다시 한 번 돌파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 교수는 “디스플레이 분야는 세계적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고화질·고해상·플렉시블한 신기술이 발표될 정도로 혁신의 속도가 빠르다”며 “기본을 탄탄히 하고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