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생산에 쓰이는 첨단 소재인 ‘파인 메탈 마스크(FMM)’를 국산화한 풍원정밀 등 알짜 공모주가 다음 주 일반 청약에 나서면서 지난달 하순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철회 이후 한풀 꺾인 IPO 투자 열기가 살아날지 관심이 모인다.
10일 거래소에 따르면 풍원정밀과 브이씨가 이날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기관들의 공모주 청약을 받으면서 공모가와 상장 후 유통 비율 등을 확정하는 절차다. 브이씨와 풍원정밀은 각각 오는 14일과 15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15~16일, 17~18일 연달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용 메탈 마스크 제조 업체인 풍원정밀은 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투심을 공략한다. 유명훈 풍원정밀 대표는 이날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일본 DNP가 독점하고 있는 FMM의 개발 중요성이 부각됐다”면서 “각종 FMM 국책 개발 과제에 선정돼 국내 최초로 FMM 국산화를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풍원정밀은 증권신고서에 지난해 실적을 매출 375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816억 원과 205억 원으로 전망해 국산화한 신기술이 본격적으로 매출 등에 반영될 것임을 예고했다.
골프 거리 측정기 등 다양한 골프 정보기술(IT) 제품을 내놓고 있는 브이씨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 등을 해외시장 확대 등에 투입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김준오 브이씨 대표도 이날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 모든 골퍼들이 사랑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북미에서 브이씨의 휴대용 론치 모니터인 ‘스윙캐디’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해외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이씨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매출 405억 원, 영업이익 75억 원을 거뒀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46% 증가한 실적이다.
강소 기업 두 곳이 함께 수요예측에 나서면서 증시 조정과 함께 위축됐던 IPO 시장도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 철회 후 수요예측에 나섰던 인카금융서비스와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일반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에 그치거나 못 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관련 장비를 개발하는 퓨런티어가 이날 1535 대 1의 수요예측 경쟁률로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1만 3700원)을 넘는 1만 5000원으로 확정해 풍원정밀과 브이씨가 가세하는 다음 주에는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브이씨는 골프 산업 성장과 함께 해외 매출 확대가 주요 투자 포인트로 보이고 풍원정밀은 FMM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면서 “특히 풍원정밀의 유통 물량이 18% 수준으로 낮아 수급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