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고용 연장' 결국 차기로 미룬 정부

['4기 인구 TF' 출범은 하는데…]

생산가능인구 5년간 177만명 급감

올 4조 규모 해결책 추진한다면서

국민연금 개혁 등 민감한 이슈는

원론적 입장 반복하며 부담 떠넘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에서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제4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다. 특히 젊은 층의 결혼·출산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수용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저출산 기조를 단기간 내 반등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다만 정년 연장, 연금 개혁 등 논란이 될 여지가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차기 정부로 어영부영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기 인구정책 TF 주요 분야 및 논의방향’을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상정·발표했다. 4기 인구 TF에서는 △생산연령인구 확충·보강 △축소사회 적응력 강화 △고령사회 대비 △초저출산 대응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단기·중기·장기 3단계로 맞춤형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 정부는 분야별 전략·세부대책을 오는 7월 이후부터 발표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4조 1000억 원 규모의 저출산 극복 5대 패키지를 본격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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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기 인구 TF까지 꾸렸지만 인구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2025년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3561만 명으로 2020년(3737만 9000명) 대비 176만 9000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학령인구 또한 2025년이 되면 693만 7000명으로 2020년(788만 8000명) 대비 14.2% 감소한다. 만 20세 남성 인구는 33만 4000명에서 23만 6000명으로 29.5% 줄어들어 병역 자원 문제까지 발생한다. 인구 노령화도 빨라져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결혼과 출산을 고민 중인 청년층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력하게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결혼과 출산에 차별적인 세제·금융제도를 개선하고 난임 가정 등에 지원을 확대한다. 부부 육아유직 활성화, 육아·돌봄 지원 확대 강화 등을 통한 영아기 집중 투자 보완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비혼 출산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 일자리·주거·교육·근로환경 등의 구조적 문제를 풀 방안도 고민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건드리기 힘든 문제는 어영부영 차기 정부로 떠넘기는 모양새다. 대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수익률을 높이고 다층적인 노후 소득 보장 강화 방안과 연계한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담겼다. 대신 “필요할 경우 국민연금의 2023년 제5차 재정계산과 연계해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며 은근슬쩍 차기 정부에 과제를 넘기는 모양새다. 고령자 고용 활성화 방안 또한 마찬가지다. 기대수명의 증가와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라 정년 연장 논의는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자리 문제 등 여러 사회문제들이 얽히고설킨 상황 속에 ‘고령자 계속고용제도 도입’이라는 꼼수로 논란을 우회해가는 모양새다. 이마저도 지난 2019년 9월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경영계가 난색을 보여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세종=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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