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 총량 규제와 금리 상승으로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8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분할상환 관행을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1월 중 가계대출 동향’을 10일 발표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7000억 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7월 15조2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2000억 원으로 매달 둔화했다. 지난 1월에는 아예 전달보다 감소한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2조9000억 원으로 전달 2조6000억 원에서 소폭 늘었다. 반면 신용대출 외에 여타 대출은 전달보다 3조6000억 원 줄었다. 전달 2조4000억 원 감소 폭을 기록한 데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강화된 규제가 1월부터 시행된 데다가 설 상여금이 유입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은 “금융권 합동으로 분할상환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할 예정”이라며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 제고 노력을 병행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한 달 새 13조 3000억 원 증가했다. 1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대기업 대출은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으로 4조 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로 9조 2000억 원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