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관객 입소문 평정한 ‘중극장의 대작 뮤지컬’이 온다



■3월 창작 초연 ‘프리다’

역경 딛고 예술혼 불태운 프리다 칼로 삶

…작품 개발 테스트 공연부터 호평 받아

■2년 만의 재연 '리지'

美미제 살인 사건 실화 바탕으로 만들어

억압에 저항…여성4인 록뮤지컬로 호평

■드라마까지 만드는 뮤지컬 '차미'

'좋아요' 갈구 SNS세대의 현실 그려내

공감에 웃음도 잡아 2020년 초연 흥행



탄탄한 작품성으로 관객 입소문을 평정한 중극장 뮤지컬 세 편이 잇따라 관객과 만난다. 해외에서 이름을 날린, 화려한 무대와 스케일을 자랑하는 대극장 공연들 틈에서 실험적인 시도와 창의력으로 무장한 이들은 그야말로 ‘중극장의 대작’이다. 각기 다른 세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개인의 고통과 시대의 부조리, 사회의 억압을 끊어내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다.

뮤지컬 ‘프리다’의 2020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공연/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뮤지컬 ‘프리다’의 2020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공연/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그녀의 코르셋

3월 1일 개막하는 ‘프리다’는 뮤지컬 팬 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창작 초연 작품’이다. 소아마비와 교통사고 후유증이라는 고통의 삶을 살면서도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를 외친 화가 프리다 칼로를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지난 2020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트라이아웃(작품 개발 단계에서 관객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하는 약식 공연) 당시 ‘지금 당장 무대에 올려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는 평을 이끌어내며 그해 창작 뮤지컬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공식 초청돼 티켓 오픈 1분 만에 매진 기록을 쓴 작품이기도 하다.

“프리다”는 프리다 칼로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 ‘더 라스트 나이트 쇼’라는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나와 자기 삶을 환상적인 쇼로 풀어내는 여성 4인 뮤지컬이다. 부서진 척추를 세우기 위해 강철 코르셋을 입고 평생 목발을 써야 했던 그녀는 노래한다. “코르셋과 목발을 난 갑옷과 검처럼 들었어.” “나는 폭탄이고 혁명이다, 그려내라 프리다.” 흥미로운 점은 다리를 쓸 수 없었던 프리다가 극 중 나이트 쇼에 하이힐을 신고 등장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평생 고통을 겪으면서도 삶의 열정을 뿜어낸 한 예술가에게 “아름답고 멋진 쇼를 선물하고 싶다”는 추정화 연출의 마음이 담겼다. 최정원과 김소향이 프리다 역을 맡았다.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뮤지컬 ‘리지’의 2020년 공연/쇼노트뮤지컬 ‘리지’의 2020년 공연/쇼노트


■그녀의 손도끼

강렬한 사운드로 호평받은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LIZZIE)’도 3월 24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2년 만에 다시 공연한다. 리지는 1892년 미국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 사건인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부모를 도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여자(리지)와 반전을 거듭하는 그녀의 재판을 긴장감 넘치게 담아냈다. 6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 속에 네 명의 여성 배우들이 대사와 음악 만으로 120분을 거침없이 끌어간다. 19세기 말 여성들에게 가해진 폭력과 억압을 향한 이들의 목소리는 무언가를 끊어내고 찍어내려는 날 선 도끼 만큼이나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전성민, 유리아, 이소정이 리지 보든 역을 맡았다.

뮤지컬 ‘차미’ 2020년 공연/PAGE1뮤지컬 ‘차미’ 2020년 공연/PAGE1


■그녀의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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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위로와 공감으로 2020년 초연 당시 큰 사랑을 받은 ‘차미’는 오는 4월 22일 플러스씨어터에서 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평범한 취준생 ‘차미호’가 꾸며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 완벽한 자아 ‘차미’가 현실에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2016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4년 간의 체계적인 작품 개발 과정을 거쳐 2020년 관객 앞에 첫선을 보였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사랑보다 휴대폰 너머 불특정 다수가 누르는 ‘하트(좋아요)’에 집착하는 시대, 그래서 ‘진짜 나’ 아닌 ‘꾸며낸 그럴듯한 나’를 더 원하는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그러면서도 가볍지 않게 담아냈다. 공연의 성공에 힘입어 최근에는 드라마 제작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한 작품이다. 차미호 역은 유주혜, 이아진, 홍나현이 맡고 차미 역은 이봄소리, 정우연, 홍서영, 이채민이 연기한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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