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약 무료배송…재택치료 도우미로 뜬 의료 플랫폼

■재택치료자 20만명 돌파

일반관리군 불안·혼란 가중에

솔닥·닥터나우 등 비대면 업체

병원과 협업 통해 지원사격 나서

오성진 일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반지형 웨어러블 의료기기 '카트원 플러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스카이랩스오성진 일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반지형 웨어러블 의료기기 '카트원 플러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스카이랩스




“병원 차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죠. 다음주부터 재택환자들에게 산소포화도 측정기기를 대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14일 오성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그간 코로나19 진료경험에 비춰볼 때 고위험군이 아니라도 재택치료 중 갑자기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들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현재 일산병원에선 151개의 코로나19 병상이 가동 중이다. 델타보다 중증 진행률이 낮은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병상 여력이 크게 회복됐다.




하지만 지역의 상황은 여전히 녹녹치 않다. 고양시에서는 하루 평균 800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10일 재택치료 체계 전환에 따라 확진자의 80%가량은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이 전화상담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고양시 내 병·의원은 7곳에 불과하다. 재택 치료키트도 고위험 집중관리군에만 지급되다 보니, 산소포화도 측정기기와 상비약 등을 구하려는 환자들의 민원이 속출하는 실정이다. 이에 일산병원은 원격모니터링 실증사업 용도로 확보해둔 반지형 웨어러블 의료기기 ‘카트원 플러스’ 500여 대를 재택치료 환자에게 대여하기로 했다. 산소포화도 저하 증 응급상황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오 교수는 “오미크론 사태가 닥치기 전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재택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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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우 우리아이들병원 부이사장이 '우아닥터' 앱 개발 과정과 운영 계획에 대해 소개 중이다. 사진 제공=우리아이들병원남성우 우리아이들병원 부이사장이 '우아닥터' 앱 개발 과정과 운영 계획에 대해 소개 중이다. 사진 제공=우리아이들병원


새로운 코로나19 관리 체계 도입 후 진료현장의 혼란이 가중되자 일선 병·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은 최근 코로나19 환자를 24시간 응대할 수 있는 앱 '우아닥터'를 개발했다. 21일부터는 일반관리군과 고위험군에 관계없이 재택환자 중 누구나 앱을 다운받아 증상 관련 궁금증을 의료진에게 문의할 수 있다. 앱에 입력된 정보를 통해 증세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응급콜 기능이 활성화되어 병원으로 즉각 연결된다. 정성관 우리아이들병원 이사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진료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6개월 전부터 앱 개발에 착수했다”며 “우리아이들병원뿐 아니라 이용을 원하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도 코로나19 재택치료 지원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톡 기반 비대면 진료 플랫폼인 솔닥은 제휴 병원들과 협업을 통해 고열·기침·인후통 등 코로나19 환자들이 겪을 수 있는 맞춤형 진료?처방, 약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된 진료 영역은 유아 피부질환·피부 트러블·탈모 등의 만성질환이지만 재택치료자 수가 21만 명을 넘어서자 제공 서비스 영역을 대폭 확대했다.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코로나19 재택환자의 거주지 위치와 상관없이 전국 제휴병원을 선택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직접 연락해 진료를 진행하고 처방받은 약은 당일 배달 또는 택배로 배송된다. 정부 방침에 따라 일반관리군 재택환자의 진료비와 의약품 처방 및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의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한다.

이들 업체는 코로나19 재택치료가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원격진료가 처음 허용된 2020년 2월 2만 4727명에 불과하던 원격진료 건수는 지난달 1월 누적 352만 3451명으로, 2년 사이 1500%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비대면 진료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재택치료 과정에 공식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인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347700) 대표는 “새 방역체계는 급증하는 의료 수요에 비해 한정적인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지점이 왔음을 의미한다”며 “셀프 재택치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발생하는 비대면 진료 사용자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던 기존 의료 소비문화 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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