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文정부의 탈원전 '이율배반'…원전 가동 더 늘렸다

■ 5년 내내 밀어붙이더니…에너지쇼크에 결국 '무릎'

이용률 4년전 56%서 올 1월 89%로 ↑

LNG 수입가 1136弗…27% 폭등

"전기료 안올리고 버티려면 원전뿐"





에너지 쇼크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급등하며 지난달 원전 이용률이 4년 전 대비 33%포인트 이상 껑충 뛰었다. 지난 1월 LNG 수입 가격은 전달 대비 27%나 오른 톤당 1136.7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또 경신했다. ‘표퓰리즘’에 연료비 급등에도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으려면 원전 의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급 불안 우려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15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달 원전 이용률은 89.4%로 4년 전 1월 이용률(56.2%) 대비 33.2%포인트 높아졌다. 동절기 전기 수요가 늘어난 지난해 12월의 91.8%에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월간 기준 두 번째로 높다. LNG 가격 급등으로 전체 전기 생산 비중도 지난달 원전이 29.8%로 LNG보다 0.7%포인트 높다.

관련기사



원전 이용률은 사실상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 원전은 1년 6개월가량 가동된 후 3개월가량 안전 점검을 받기 때문에 원전 이용률은 연 평균 80% 중반대를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2014년과 2015년 연간 원전 이용률은 85.0%와 85.3%를 기록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원전 이용률은 71.2%(1월 73%)로 떨어진 데 이어 2018년에는 역대 최저 수준인 65.9%(1월 56.2%)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2019년부터 연료비 상승으로 이용률이 다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80%를 넘지는 못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친환경 인사들이 원안위에 대거 참여하며 안전 문제를 이유로 원전 정비 기간을 이전 정부 대비 몇 배나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해 여름 전력 수급 비상 대책으로 원전 조기 가동을 지시하자 점검 중이던 원전 3개가 갑자기 투입돼 원안위의 안전 기준이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원전 업계에서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원전의 경제성을 일부러 떨어뜨린 게 아니냐”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한다.

정용훈 KAIS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겨울철 적설 및 일조량 감소 등으로 태양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전력 수급 불안이 나타나고 있다”며 “LNG 가격 급등 같은 이슈 때문에 탈원전 정책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종=양철민 기자·김현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