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거물급 선수들의 이탈이 본격화되는 걸까. PGA 투어 현역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원하는 ‘슈퍼골프리그’에 이미 17명의 선수가 합류하기로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PGA 투어에서 뛰는 크레이머 히콕(미국)은 최근 팟캐스트 방송에서 “아마 꽤 많은 거물급 선수들이 슈퍼골프리그에 합류할 것이다”며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벌써 17명이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고 16일(한국 시간)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보도했다.
히콕은 “내가 들은 바로는 돈이 아주 매력적이다. 1년에 12~14개 대회를 치르는데 컷이 없고, 40명만 출전한다. 그 중 10개 대회는 미국에서 열릴 것이다”며 “엄청난 계약금을 준다. 상당히 구미가 당기기 때문에 몇몇 빅 네임들이 그곳에서 뛰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히콕은 PGA 투어가 벌어 들이는 이익 중 좀 더 많은 부분이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슈퍼골프리그로 건너가려는 선수들에 대해 “돈에 굶주렸다(money hungry)”고 표현했다. 그는 슈퍼골프리그가 6월 출범을 목표로 한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히콕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향후 PGA 투어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달 초 영국 언론들은 더스틴 존슨(미국),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사우디아라비아 측과 비밀 계약을 했고,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슈퍼골프리그 합류 대가로 1억3500만 달러를 제안 받았다고 보도했다. 슈퍼골프리그와 계약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수들은 하나 같이 “아무 것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또 다른 팟캐스트는 “디섐보가 더 이상 PGA 투어에 뛰지 않을 것이라고 동료 선수들에게 말했다”고 했다. 디섐보가 즉각 “잘못된 루머”라고 부인했지만 주요 선수들이 PGA 투어와 슈퍼골프리그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슈퍼골프리그 출범을 반기는 것으로 알려진 필 미컬슨(미국)은 “세계 랭킹 100위 이내 선수들은 모두 합류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랭킹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이날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서 슈퍼골프리그 합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모리카와는 “평생 PGA 투어만 생각해왔다”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타이거 우즈의 기록을 깨는 것만 생각했고, 다른 건 고려해 본 적이 없다. 난 언제나 PGA 투어에 있었고, 여기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