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 고용 부진의 원인이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와 인력 미스 매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 벼랑 끝에 선 청년에게 희망을’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청년층은 노동시장 진입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의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와 연공형 임금 체계에 청년 일자리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노조가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의 월 임금은 458만 원으로 노조가 없는 300인 미만 사업장의 비정규직 월 임금(166만 원)의 2.8배에 달했다. 연공형 임금 체계도 청년 일자리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한국은 근속 연수 30년 차와 1년 차의 임금 수준 차이가 유럽연합(EU) 국가 평균인 1.65배보다 높은 3배에 이른다.
높은 대졸 초임도 문제로 꼽힌다. 고학력 청년층이 대기업과 공기업에 쏠리면서 중소기업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것이다. 국내 대규모 사업장의 대졸 초임은 중소 규모 사업장보다 2배가량 높고 일본 대기업에 비해서는 60%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학 교육도 청년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최첨단 산업 수요는 늘어나는데 국내 대학들은 관련 학과 정원을 못 늘리면서 청년층이 취약한 직무 능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경총은 우리나라는 전공과 직업 간 불일치 정도가 독일·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높은 50%에 달했다며 “대학의 급격한 양적 팽창 과정에서 교육의 질적 수준을 충분히 높이지 못해 ‘교육 거품’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근로 시간 단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과도한 규제도 고용 창출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고용 흡수력을 나타내는 취업계수(산출액 10억 원 생산에 소요되는 전업 환산 취업자 수)는 지난 2000년 12.2명에서 2019년 5.6명까지 줄어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