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외국인 2800억 폭풍매수…코스닥 4.5% 뛰었다

■전쟁 공포 완화에 한숨 돌린 증시

코스닥 20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코스피는 1.9% 올라 2700선 탈환

삼성전자 등 반도체·게임주 강세

연준 긴축 리스크에 변동성은 여전

16일 코스피는 53.14포인트(1.99%) 오른 2,729.68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38.23포인트(4.55%) 오른 878.15, 원·달러 환율은 2.2원 내린 1,197.6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연합뉴스16일 코스피는 53.14포인트(1.99%) 오른 2,729.68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38.23포인트(4.55%) 오른 878.15, 원·달러 환율은 2.2원 내린 1,197.6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촉발된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에 코스피는 2%대 오름세를 보이며 하루 만에 2700선을 탈환했다. 특히 코스닥은 4% 넘게 급등하며 2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의 반등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 리스크 완화와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 둔화 등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은 글로벌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될 신호가 포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상황을 고려할 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세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3.14포인트(1.99%) 오른 2729.68에 장을 마쳤다. 전날 2670선까지 밀린 지 하루 만에 2700선을 회복했다. 830선까지 추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찍은 코스닥은 이날 38.23포인트(4.55%) 급등한 878.15에 거래를 끝내며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일간 상승률로는 지난 2020년 6월 16일(6.09%) 이후 가장 높다. 연초부터 전날까지 3조 원 가까이 팔며 사상 최대 규모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던 외국인은 올 들어 가장 큰 순매수 금액인 2803억 원을 쓸어 담으며 코스닥 반등의 주역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코스닥에 집중된 배경으로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코스닥은 이날 종가 기준 연초 대비 무려 15.07% 급락해 같은 기간 8.32% 밀린 코스피에 비해 조정 폭이 깊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양대 증시에서 각각 2366억 원, 3476억 원을 쓸어 담으며 국내 증시 반등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올 초부터 전날까지 각각 2조 5701억 원, 5조 3186억 원을 팔아 치운 점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변화라는 지적이다. 반면 개인은 이날 6106억 원을 팔아 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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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은 미국발 반도체주 훈풍에 삼성전자(317억 원)와 SK하이닉스(148억 원) 등 반도체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영향으로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1.49%, 2.76% 올랐다. 낙폭이 과도했던 카카오(339억 원)와 네이버(199억 원)에도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4.08%, 1.88% 상승했다.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코스닥시장에서는 위메이드(324억 원)와 컴투스홀딩스(82억 원)가 각각 12.06%, 8.70%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날 급등에도 위메이드와 컴투스홀딩스는 연초 대비 주가가 각각 38.89%, 42.10% 급락해 주가 조정 폭이 깊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휴마시스(120억 원), 바이오니아(97억 원) 등 진단키트 관련주에도 돈이 몰렸다.

국내 증시에서 탈출하던 외국인과 기관이 돌아온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일부 병력을 복귀시키면서 지정학적 위기가 해소될 징후가 포착된 영향이 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압박에 짓눌렸던 글로벌 증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에 그쳐 지난해 7월(9.0%) 이후 가장 낮아졌다는 소식이 장중에 전해진 것도 국내 증시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중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된 만큼 원자재 가격 급등에 골머리를 앓던 기업에도 숨통을 틔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중국의 물가 둔화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1199원 80전)보다 2원 20전 내린 1197원 60전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고 물가 상승 압력에 따른 미 연준의 긴축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1월 PPI가 전월 대비 1% 상승하면서 예상치 0.5%를 크게 웃도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것도 큰 문제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긴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뛰어넘은 물가 상승세로 당분간 연준의 긴축 리스크 지속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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