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이슈

기후위기를 도전과 성장의 기회로 안병철 원광대학교 교수







1988년,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근거 마련과 사회경제적 영향평가를 위하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녈(IPCC)’이 성립되었고, 1992년에는 지구온난화를 막고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탄생하였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최상위 기구인 당사국총회(COP)의 3차 총회를 통해 교토의정서가 체결되었으며, 전지구적 대처와 더불어 국가별 기후위기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들이 2015년 파리협정에서 구체화되었다. 지난해 10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지구온도 1.5℃ 이내 상승 억제를 위한 범세계적 기후행동 강화를 약속하는 등 국제사회의 탄소중립에 대한 긴장감 전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파리협정 제3조 배출량 감축의 목표(NDC) 제시는 각국의 자발적 선택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각국에서는 이를 어떻게 해석할까? 국가온실가스감축이라고도 하는 자발적 기여는 나라별로 차이가 있지만, EU 주요 국가들을 비롯하여 미국 등에서 45% 이상을 선언하였다. 국제사회는 이미 플라스틱세, 자동차배출 규제강화와 2023년의 탄소국경세를 검토 중에 있으며, 국제무역에서 기후위기 대응의 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 RE100 캠페인은 이미 국제무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단계에 접어 들었으며, 가입 기업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우리는 2030년까지 2018년 기준 총배출량 대비 40%의 온실가스감축을 선언하였다. 많은 논란 속에 산업, 에너지, 수송, 건물, 농축산, 자원순환 분야 등에서 배출량을 줄이고 온실가스 포집 기술과 녹지환경을 통한 흡수량 증진 등 국가의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이행을 위해 분야별, 지역별 세부이행방안 들을 설계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그렇다면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탄소중립 즉 국가온실가스감축을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최근 2년 사이 정부와 국가탄소중립위원회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대량(약 93%)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과 에너지 분문에서의 감축이다. 이 분문에서의 감축과 그 해결 방안은 NDC 달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독일, 오스트리아, 스웨덴을 비롯한 서구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기존의 화석에너지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선택하였다.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대체에너지가 아닌 주축에너지로 전환하고 산업구조의 전환을 이루어가고 있다. 독일은 불과 6년 만에 100만개의 태양광, 풍력발전소를 조성하고 전기를 수출하는 에너지 선진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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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방식으로, 일부 국가들은 탈석탄 이후 에너지 구조를 원자력 발전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원전의 선택은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며 원전을 해석하고 이용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논의된다. 이러한 점은 현재 우리나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선택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구 환경적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국민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 기술발전은 매우 빠르게 진화되고 있다. 에너지 생산단가 비교에서 이미 화석에너지보다 낮은 비용이 들며, 6~7년 후인 2028년쯤에는 원전보다 경제적인 생산단가로 발전할 것임을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발표를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일자리는 2018년 1,098만명에서 2030년 최대 2,400만명으로 2.2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율이 7%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20%, 중국 29%에 비하면 가야할 길이 멀고도 험난하다.

산업ㆍ에너지 구조의 대전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글로벌 아젠더 임에 틀림없다. 무한자원으로서 원료비용이 제로인 재생에너지는 이 대전환의 중심에 있다. 탄소중립과 관련하여 급변하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기후위기 이전에 경제위기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할 것이다.

온실가스감축은 더 이상 국제사회의 약속 준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저탄소 경제와 산업, 에너지 전환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고,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우리가 가야 할 길인 것이다. 가장 많은 배출량을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의 구조를 석탄에서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일의 사회적 합의 도달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총배출량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의 전환은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열쇠이며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대전환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5강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탄소중립의 실현은 건강한 국토환경과 국민 삶의 수준을 바꿔 놓을 것이며 진정한 기후선진국이 되는 길이다. 또한 세계 5강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차기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에서 판가름 날 것이며,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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