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하락했다.
1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2.85포인트(0.68%) 내린 34,079.18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1.39포인트(0.72%) 하락한 4,348.8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8.65포인트(1.23%) 떨어진 13,548.07로 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 등을 주시했다. 또 다음주 월요일 휴장에 따른 긴 연휴를 앞두고 시장은 위험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오는 21일은 대통령의 날로 미국 금융시장은 휴장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 군대를 철수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서방은 우크라이나 인근에 주둔한 러시아 병력이 계속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반군의 동부 돈바스 지역 무력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친러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전날에 이어 이날 돈바스 지역을 재차 포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포격 논란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도발을 만들어내려는 러시아의 노력 중 일부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 불안이 가중되면서 외교적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오는 23일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정학적 긴장에 10년물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시각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4bp가량 하락한 1.92%에서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나 91달러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란과 서방의 핵 합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란산 원유 수출 재개 가능성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 우려는 다소 주춤했다. 전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오는 7월 1일까지 기준금리를 100bp(1%포인트) 인상하자고 주장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물가 압력이 완화될 경우 추가적인 긴축을 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이날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면서도 초기에 크게 인상해야 한다는 강력한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는 3월 50bp 인상론에 반대 의사를 시사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78.9%, 50bp 인상 가능성은 21.1%로 나타났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앤드루 가스웨이트는 CNBC에 "시장은 지정학적 이벤트에 과잉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월가는 한쪽으로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강화되고 있는 것을 보고, 다른 쪽으로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을 보면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