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싸이월드 코인’으로 불리는 암호화폐 싸이클럽이 거래소에서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개당 420.1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싸이클럽 코인은 19일 오후 9시 기준으로 39.76원이다. 불과 3개월도 안돼 가격은 10분의 1로 떨어졌고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지난 17일 공지사항을 통해 싸이클럽 코인을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조치에 따라 현재 싸이클럽의 입금은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빗썸의 투자유의 종목 지정은 싸이월드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와 싸이클럽재단(암호화폐 발행사) 파트너사인 ‘베타랩스’의 법적 분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랩스는 코인 발행과 관련한 합의를 싸이월드가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며 싸이월드제트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앞서 싸이월드제트는 싸이클럽의 암호화폐 시세 조종 의혹을 제기했고, 베타랩스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최근 두 회사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빗썸은 투자자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상장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투자유의 종목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암호화폐의 시세 조작 위험이 있을 경우, 형사 사건 및 보안 이슈로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될 경우, 사업 진행이 미진한 경우 등이 심의 대상이다. 이후 사업 주최 측의 대응을 검토하고 위원회의 심의를 다시 거쳐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암호화폐를 투자유의 종목에서 해제한다. 반대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상장 폐지를 결정한다.
빗썸 측은 싸이클럽 투자유의 종목 지정에 대해 “싸이클럽재단의 사업 현황 변화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 조치했으며 이에 대해 재단과 확인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적 분쟁이 해결될 경우 암호화폐 거래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암호화폐 싸이클럽은 엠씨아이(MCI)재단이 발행한 코인이 이름을 바꾼 것이다. 베타랩스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사는) 싸이클럽재단의 파트너사로서 코인 발행 및 리브랜딩, 로고 사용, 플랫폼 연동과 콘텐츠 자원 이용 등 싸이월드 운영 전반에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었다”며 “지난 1년 가까이 계약 사항을 충실히 이행했지만 싸이월드 운용사인 싸이월드제트 측에서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자자 여러분께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투자자 보호에 더욱 힘을 쏟겠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싸이월드를 매개로 코인 사업에서 한탕하려는 것 아니냐”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해 2월 전제완 전 대표로부터 운영권을 인수한 뒤 싸이월드의 부활을 선언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지금까지 개장도 못하고 있다. 이에 “추억팔이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앱 심사로 인해 싸이월드의 부활은 재차 연기돼 오는 21일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싸이월드 코인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암호화폐 싸이클럽을 8억원 가까이 매수했다는 누리꾼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싸이클럽이 급등하던 당시 한 누리꾼은 커뮤니티에 싸이클럽 7억8,257만원어치를 매수했다는 인증샷을 올렸다. 그는 인증샷과 함께 “집을 팔아 생긴 돈으로 코인을 풀매수(모두 매수)했다”며 “조만간 건물주가 돼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당시 평균 매수가격은 현 시세의 10배가 넘는 372.8원이다. 다만 그가 암호화폐를 팔았는지, 아직 갖고 있는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