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인도태평양 외교장관이 모인 자리에서 일본을 겨냥해 쓴소리했다. 또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만나 일본이 추진하는 사도광산의 세계유산등재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정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도 태평양 협력을 위한 장관급 회의’(인태 장관회의)에 참석해 역내 국가 간 역사 갈등이 안보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안보 및 국방 세션에 참석해 “인도·태평양지역이 다양성과 역동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해 왔으나, 역내국간 역사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다자주의·법치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아직 정착되지 못해 불신과 안보 불안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럽이 과거 역사적 갈등에서 화해를 이끌어내고 다자주의를 통해 단합을 이룬 경험으로부터 인태 지역 협력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 갈등을 일으키는 국가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맥락상 일본으로 해석된다는 평가다.
정 장관은 이날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유네스코의 주요 공여국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실질적 기여를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비무장지대(DMZ)의 세계유산 남북 공동 등재 추진을 위한 유네스코 사무국의 관심과 지원에도 감사를 표시했다. 또 일본 정부가 한국인 강제노역 현장인‘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일본이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시 약속했던 사항들의 이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본은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 등재와 관련 강제 징용 사실과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시설 설치 등을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아줄레 총장은 “사도광산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관련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