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검생(檢生)2막] "기업·금융사건 강소 로펌으로 키울것"

김기동·이동열 로백스 대표 변호사

특수 수사 등 경력만 합쳐 47년

대형 로펌행 대신 직접 법인설립

우수 인력 확보 등 전문성에 초점

강의 등 재능 기부도 나설 계획


검사의 인생은 수사의 연속이다. 강력·특수·형사 등 각 분야에서 수사를 거듭한다. 하지만 법복을 벗는 순간, 이들은 변호사라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지금껏 수사라는 치열한 과정을 겪었다면, 이제는 변호사 ‘3만명 시대’라는 경쟁체제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은 국내 법률 시장 내 총성 없는 전쟁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검찰 출신 변호사들을 만나 지금까지 삶과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기동(오른쪽) 로백스 대표 변호사와 이동열 대표 변호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법무법인 로고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권욱 기자김기동(오른쪽) 로백스 대표 변호사와 이동열 대표 변호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법무법인 로고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권욱 기자




“지끔껏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백스(LawVax)를 기업·금융 분야 형사사건 분야 최고의 강소(强小) 로펌으로 키워갈 계획입니다.”



23일 법무법인 로백스(LawVax) 사무실에서 만난 김기동·이동열 대표변호사는 로펌을 설립한 계기를 도전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다. 두 변호사는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 출신이다. 지난 2019년 법복을 벗기까지 각각 24년과 23년을 검사로 근무했다. 변호사 길로 첫 발을 내딛고, 2년 6개월 동안에도 삼성바이로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가상화폐 상장 분쟁 등 굵직한 사건을 변호했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 기간(3년)을 고려했을 때 두 변호사가 곧 대형 로펌행(行)을 택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선택한 건 ‘꽃길’이 아닌 로펌 설립이라는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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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 변호사는 “각종 특수수사와 변호사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로펌과는 차별성을 지닌 법률서비스를 할 자신이 있었다”며 “고액 수임료 등 문턱이 높은 기존 대형 로펌과 달리 기업들이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형사사건 전문 로펌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혹시 모를 사법 리스크를 예방하고 또 적극 대응해 경영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동반자적 로펌을 만들고 싶었다는 얘기다. 로펌명을 로백스로 정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대표 변호사는 “광고회사에 의뢰해 법인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법무법인 동동(East & East)나 ‘로우버스(LawBus)’ 등이 거론됐다”며 “기업 사법 리스크를 예방하고, 대응에 최고 전문성을 갖춘 로펌을 만들자는 뜻에서 로펌명을 로백스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두 대표 변호사가 지난 14일 로백스 문을 열면서 우수 인력 확보에 중점을 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명함에서도 강조한 차이(Difference)·경험(Experience), 즉 축적한 수사·변호 경험과 노하우에 전문성이라는 날개를 달아 최고의 형사 전문 로펌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4명의 로백스 대표 변호사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차별화된 수사·판결·조사 노하우가 담겨있다.김 대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1기로 검찰 내 대표 ‘특수통’으로 꼽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3부장과 대검찰청 반부패수사단장, 방산·원전비리 수사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 대표 변호사도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과 범죄정보1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반부패부 선임 연구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청주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거쳤다. 여기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대전고법 부장판사 등 28년간 판사로 근무한 유상재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전 법원도서관장)이 공동 대표 변호사로 합류했다. 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실과 회계감독국, 법무실 등에서 근무해 법조계 안팎에서 자타 공인 금융사건 전문가로 꼽히는 이충훈 변호사도 공동 대표 변호사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 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금융조사부, 특수부 등에서 근무한 윤석민 전 검찰 수사관도 디지털포렌식팀장으로 함께 일한다. 로백스의 현 인원은 20여명으로 향후 50여명까지 인력을 충원한다는 게 두 대표변호사의 계획이다.

아울러 가상화폐·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과 같은 신산업 분야는 물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공정거래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스터디에도 집중하고 있다. 기술 발달과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새롭게 부각될 수 있는 사법리스크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대(對)고객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 변호사는 “로우백스가 지닌 모티브는 기업이 잘 돼야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는 ‘기업보국’”이라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사법리스크를 예방하고,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구축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 요청이 있을 경우 수사 실무 등에 대한 강의도 진행 중”이라며 “지금껏 쌓은 경험을 토대로 기업들이 사법리스크에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강의 등 재능기부에도 적극 나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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