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전자, 스마트폰 이어 태양광 정리…전장 등 新사업 올인

미래 중심 '실용주의 경영' 속도

가격경쟁 치열해지고 원재료價↑

6월말 사업 종료…인력 재배치

핵심사업 고도화…사업재편 가속





LG전자가 중국산 저가 공세와 원재료 가격 폭등으로 부진에 빠진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 손을 뗀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후 이번 태양광 패널까지 시장 경쟁력이 없거나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모습이다. 미래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신속히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LG그룹의 실용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태양광 셀·모듈(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23일 공시했다. 2020년 기준 태양광 패널 사업 매출액은 8817억원으로 LG전자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한다. LG전자는 “태양광 패널 사업의 경쟁 심화와 지속적인 사업 부진, 핵심 사업 역량 집중과 사업 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을 종료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사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중장기적으로 사업 체질,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LG전자가 태양광 패널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0년이다. LG전자는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부응해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시장에서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시황은 만만치 않았다. 중국을 중심으로 저가 제품이 쏟아지며 가격 경쟁은 날로 치열해졌고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은 치솟으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대의 벽을 넘지 못한 가운데 2019년 1조 1000억 원대 매출은 2020년 8000억 원대까지 줄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원재료인 웨이퍼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29% 상승한 데 반해 패널 평균 판매 가격이 오히려 5% 하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 LG전자는 사업 정리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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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AS 등에 필요한 물량을 고려해 올 상반기까지는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고 6월 말부로 완전히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던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 명은 다른 사업본부나 LG 계열회사로 재배치된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빌딩 에너지 관리 솔루션인 ‘LG BECON’을 포함해 진행 중인 에너지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R&D)은 지속한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IT(모니터·노트북 등) △ID(사이니지·상업용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한다.

LG전자는 지난해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는 등 오랜 기간 고전하거나 미래가 불투명한 분야를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동시에 로봇과 전장 등 신성장 동력 분야는 투자를 늘리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게 지속적인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마그마와 전기차 동력 전달 장치인 파워트레인의 합작법인을 출범시켰고 9월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벨럼을 인수했다. 소비자용 전문 의료 기기와 대체불가토큰(NFT) 예술 작품을 TV에서 감상·거래하는 드롭스갤러리 앱 출시에 발맞춰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는 사업 목적에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한다.

지난해 역대 최고인 74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가전 분야에서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이 같은 ‘선택과 집중’ 경영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전자의 관계자는 “사내 벤처와 사내회사(CIC),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신사업을 발굴, 육성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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