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난도 문항은 별도 검증…오류 빈도 높은 사회·과학 검토위원 8명 → 12명

반복되는 수능출제 오류 막는다

작년 소수의견 묵살로 논란 키워

이의심사서 이견 나오면 추가 논의

심사위원장도 외부인사로 위촉

출제기간은 36일→38일로 늘려

수험생들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해 11월 18일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수험생들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해 11월 18일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발생한 ‘생명과학Ⅱ 20번’ 사건처럼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수능 출제 오류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교육 당국이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수능 출제 단계에서는 검토자문위원을 확충하고 영역·과목별 고난도 문항에 대한 검토 단계를 신설한다. 이의 심사 단계에서 이견이나 소수 의견이 있을 때는 추가 논의를 반드시 열기로 했다. 또 이의 심사의 독립성·객관성 강화를 위해 이의심사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위촉하고 외부 위원도 확대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능 출제 및 이의심사 제도 개선 방안 시안’을 23일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II 20번 문항의 오류 판정으로 수능과 관련한 전반적인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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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제 오류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출제 여건부터 개선하기로 했다. 출제위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출제할 수 있도록 출제 기간을 종전 36일에서 38일로 연장한다. 상대적으로 오류 빈도가 높은(역대 9개 오류 문항 중 7건) 사회·과학영역의 검토자문위원을 기존 8명에서 12명으로 늘린다.

특히 수능 출제·검토 과정에서 고난도 문항만 별도 검증하는 단계를 신설한다. 이전까지는 출제위원이 문항을 출제하면 1차 검토→수정→2차 검토→수정 단계를 거쳤는데 앞으로는 2차 검토에 이어 문항 수정 후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를 추가로 거친 후 최종본을 내놓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양한 풀이 방식이 존재할 수 있는 고난도 문항을 집중 검토해 문항의 완결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이의 심사 절차도 개선한다. 이른바 소수 의견 재검증 단계가 생긴다. 지난해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이의 심사 과정에서 교육 당국이 외부 전문가와 관련 학회에 자문을 의뢰했는데 외부 전문가 1명과 학회 1곳이 ‘문항에 이상이 있다’고 소수 의견을 냈으나 사실상 묵살됐다. 교육부는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의심사실무위원회에서 소수 의견이 나오면 2차 실무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2차 실무위원회는 1차 실무위원회에서 찬반 의견을 낸 위원 1명씩과 신규 외부 위원 3명으로 구성해 심사의 객관성을 높이고, 소수 의견이 최종 심의 단계인 이의심사위원회까지 전달되도록 할 예정이다.

이의 신청이 많이 나오는 사회·과학의 영역별 이의심사실무위원회도 과목군별로 세분화한다. 과학탐구 실무위를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실무위로 나누는 식이다. 외부 위원을 과목군별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기존 내부 위원은 참고인으로 전환한다. 이의 신청이 접수돼 학회에 자문할 때는 미리 학회 명단을 준비해 놓고 이를 활용해 3개 이상의 학회에 요청한다. 관련 내용 학회를 중심으로 의뢰하고 자문받은 학회명과 그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 밖에 이의심사위원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위촉한다. 이전까지는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평가원장이 위원장을 맡아왔다. 이의심사위원회에 현장 교사와 학부모, 법조인, 다른 국가시험 관계자 등 외부 인사도 확대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되면 이의심사위원회의 외부 위원이 9명 중 5명(55.6%)에서 11명 중 9명(81.8%)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개방적 구성을 통해 앞으로는 문항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오류로 인정될 가능성이 많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의 심사 기간도 기존 12일에서 13일로 하루 늘어난다. 이에 2023학년도 수능의 정답 확정·발표일이 기존 11월 28일에서 하루 뒤로 미뤄진 같은 달 29일로 변경된다. 2023학년도 수능은 예정대로 11월 17일에 치러진다. 이번 시안은 대국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다음 달 최종 확정된다. 최종안은 평가원에서 3월 말 발표 예정인 ‘2023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에 반영돼 올해 수능부터 적용된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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