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원산지 변경 등으로 대응한다는 수급 대책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국제곡물 수급대책위원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시 곡물 분야에 대한 영향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제분·사료업계, 수출입은행,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밀·옥수수 연간 수입량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의 비중이 10%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의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2020년 8월 이후 국제곡물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황이 악화되면 수급 불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업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다. 현재 사료용 밀은 올해 7월 말, 옥수수는 6월 중순까지 쓸 수 있는 물량이 확보됐다. 업계가 이미 계약한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19만톤 중 13만 톤은 이번 주 정상적으로 선적됐고 나머지 6만 톤은 다음달 초 선적된다.
농식품부는 국제곡물 가격이 오를 경우 사료·식품 원료구매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수급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사료곡물 대체 가능 원료(겉보리, 소맥피 등)의 할당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도입이 어려워지면 사료업계와 협의해 수입 원산지 변경, 사료용 곡물의 안전재고 일수 확대, 사료원료 배합 비중 조정 등을 추진한다. 권 실장은 “업계 차원에서도 주요 곡물의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안정적인 원산지로 물량 계약 등 수급 안정 조치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