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일정 기간 살아본 뒤 귀촌과 귀농을 결정하는 체험형 귀촌 프로그램을 각 지자체들이 앞다퉈 선보이면서 청년들의 관심도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인구 감소와 일자리 부족으로 지방소멸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젊은이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동시에 지역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충남도는 타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충남의 다양한 지원 자원과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해 지역 정착과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충남형 청년 갭이어’ 프로그램을 지난해 처음 실시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연, 문화, 역사, 인물 등 자원을 연계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 시군은 주민 화합, 지역 체험, 정보 습득, 현장 견학, 교육 참여, 지역 나눔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지난해 태안, 부여, 청양 3개 시군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모두 92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태안에 42명, 부여에 19명, 청양에 31명의 청년이 찾아 시골살이를 체험했다. 충남도는 해당 프로그램이 지방 이주를 고려 중인 청년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실제 이주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둔 만큼 올해도 4월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충남도는 이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금융·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단순한 청년 유입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연극, 영화, 4차 산업, 자격증 취득 등의 연계 과정을 운영해 높은 만족도와 큰 호응을 얻었고 올해는 참여자 의견을 반영한 프로그램 구성과 성과 공유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남도가 코로나19로 움츠러든 지역관광 활성화와 관광자원 홍보를 위해 시작한 ‘경남형 한달 살이’도 호응을 얻고 있다. 숙박비와 체험비를 일부 지원받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는 지난해 1555명이 지원했고 이중 829명이 실제로 이주해 한 달 동안 거주했다.이 중 20∼30대가 488명을 차지했고 특히 수도권이 거주자가 60%에 달했다. 경남도는 올해 도내 18개 모든 시군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2019년 전국 최초로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를 시행한 노하우를 발판으로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도시에 거주하다 농·산·어촌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거주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의 예비 귀농인들이 5∼30일가량 현지에 거주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9년에는 810명이 참가해 92명이 전남으로 주소를 이전했고 2020년에는 470명이 참가해 125명이 주소를 이전하는 성과를 거뒀다. 참가 유형은 귀농 체험 및 정보를 제공하는 ‘일반형’과 청장년층에 전문기술을 전수해 창·취업을 지원하는 ‘특화형’으로 구성했다. 올해는 다음달부터 프로그램을 운영할 마을을 선정한 뒤 사업 참가자를 모집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경북 경주시도 천년고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주 한달 살아보기’ 프로그램 1기 참가자를 오는 28일까지 모집한다. 선정된 10개팀(2인 1조)은 경주에서 최소 21일에서 최대 30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참여자는 관광지·박물관 관광투어, 지역민 교류 등 지역탐방, 문화행사·축제 관람 등 1주 30시간씩 총 90시간의 체험 시간을 채워야 한다. 이날 10개팀 모집에 30개팀이 신청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김성식 충남도 청년정책과장은 “지자체들이 추진 중인 맞춤형 청년인구 유입 정책이 청년들에게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하는 작은 씨앗이 되고 있다”며 “대도시가 아닌 농촌과 산촌, 어촌 등 시골에서 젊은이들이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