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러시아 추가 제재가 시장의 예상범위를 뛰어넘지 않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며 미 뉴욕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코스피가 장 초반 1%대 오르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 7거래일 만에 2700선이 붕괴되며 2600선으로 추락한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25일 오전 9시 10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7.84포인트(1.05%) 오른 2676.64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지수는 29.67포인트(1.12%) 상승한 2678.47 출발했다. 같은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은 홀로 1468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70억 원, 803억 원을 팔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19.69포인트(2.32%) 상승한 867.90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6억 원, 53억 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150억 원을 순매도했다.
국내증시가 장초반 강세를 보인 것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와함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3월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다소 완화적인 긴축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3%대로 추락하던 나스닥은 전장보다 435.97포인트(3.27%) 상승한 1만 3464.29에 거래를 마감해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S&P500은 62.62포인트(1.50%) 상승한 4288.12에 마감했고 2.4% 급락했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86.95포인트(0.26%) 반등한 3만 3218.71로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도 장중 폭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때 9% 이상 오르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결국 전장보다 71센트(0.8%) 오른 배럴당 92.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우려로 3% 내외 급락하며 출발했지만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약화되면서 낙폭을 축소하거나 상승 전환했다”며 “서방국가들의 제재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화 언급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서방국가의 제재안이 예상보다 약했고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만큼 코스피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수 있었던 고강도 제재가 시행되지 않은 점은 긍정적”이라며 “국내 증시의 절대 가격 자체가 상당분 내려온 만큼 저가 매수세 유입에 의한 하방 지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