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강력한 경제·금융 제재를 받게 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러시아 신용등급을 낮추거나 강등을 검토하는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러시아의 장기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강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투자적격등급 최하단에 있는 ‘BBB’의 바로 아래 단계로 투자부적격(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강등 이유는 서방 진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잇따라 내놓은 대러시아 제재다. S&P는 “러시아를 겨냥해 발표된 제재가 러시아 경제, 무역, 금융 안정성에 상당한 직·간접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무디스도 러시아의 등급 강등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무디스가 평가한 기존 러시아 등급은 투자적격 등급의 최하단인 ‘Baa3’로 한 단계만 더 내려가도 투자부적격 단계로 된다.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이날 S&P는 우크라이나의 신용 등급이 B에서 B-로 한 단계 강등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군사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경제성장, 금융안정과 국가재정에 위협을 가한다는 것이 이유로 제시됐다. 앞서 피치도 우크라이나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B는 투자위험이 상존해도 일부 안전한 부분이 있지만 CCC는 안전한 부분이 거의 없어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것을 뜻한다. 불안정한 경제에 놓인 엘살바도르와 에티오피아와 같은 등급이 됐다. 피치는 아울러 이번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돼 우크라이나의 외부 유동성, 금융 시스템 또는 행정 능력이 악화하면 추가로 강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