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개최한 ‘MWC 2022’에서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 업계의 공세가 계속됐다. 첫 기조연설에는 중국 3대 국영 통신사 대표가 나서며 세를 과시했고, 샤오미·오포·아너 등 주요 업체들은 속속 신제품을 공개하며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28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22 첫 기조연설에는 닉 리드 보다폰 대표 등 글로벌 주요 통신사 6곳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그중 3곳이 차이나텔레콤·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통신사였다. MWC 기조연설 절반을 중국 통신사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조연설 주제는 ‘신기술 패권’으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공지능(AI)·암호화폐·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과 기후 위기와 디지털 격차 등이었다.
전시장 전역에서도 중국의 ‘복귀전’이 계속됐다. 매년 MWC에서 최대 규모 부스를 꾸리던 화웨이는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친환경을 테마로 제1전시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초대형 부스를 꾸미고 기업간거래(B2B) 네트워크 기술력을 뽐냈다.
샤오미는 299유로에 120㎐ 주사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포코X4 프로 5G를 공개했다. 샤오미 자회사 리얼미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GT2’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개발 중인 로봇 ‘사이버도그’를 첫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 로봇은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췄다. 출시 시점은 미정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 제품에 비해 전반적으로 성능은 떨어진다. 하지만 1500달러가 목표인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 장점이다.
중국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매직4 5G 시리즈’를 공개했다. 지난달 출시한 옆으로 접는 첫 폴더블폰 ‘매직V’도 전시했다. 오포는 지난달 24일 공개한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파인드X5 프로’의 첫선을 보였다.
업계는 3년 만에 돌아온 MWC를 맞아 중국 업체들이 ‘칼을 갈고 나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020년 미국의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제재가 본격화한 후 첫 오프라인 전시인 만큼 어느 때보다 전시에 힘을 줬다는 것이다. MWC를 찾은 국내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압박에도 중국 스마트폰·통신 산업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반감이 큰 북미 대신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