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고령으로 확산된 가운데 밤사이 고령주민 460여명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1일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산불이 확산하면서 고령군 쌍림면 신촌리, 합가리, 산주리, 매촌리 등 4개 마을 주민 460여명이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으로 피신했다. 또 쌍림면 대창양로원에서 환자 등 63명이 대가야생활촌으로, 대창요양원에서 환자 등 30명이 유스호스텔로 각각 대피했다.
신촌리 마을이장 신영균(60)씨는 “혹시나 불이 번질까봐 걱정돼서 밤새 거의 못 잤다. 마을회관에서 잠깐 눈만 붙였다”며 “같이 대피했던 동네 주민들도 불안해서 다 밤새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합가2리 마을회장 조의섭씨는 “밤새 불이 이쪽에서도 나고, 저쪽에서도 나서 돌아다니느라 한숨도 못 잤다"며 "다행히 민가에 불이 옮겨붙지는 않았다”며 안도했다.
군 관계자는 “합가2리를 제외하고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대부분 다음날 오전 집으로 돌아갔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번 산불로 경남 합천과 경북 고령 산림 600㏊가 불 탔다. 축구장 크기(0.714㏊)의 약 850개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밤샘 진화 노력으로 인명·민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당국은 해가 뜨자 전국 산불 진화 헬기 47대 등 가용 가능한 장비와 인력 등을 총동원해 불을 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