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인 연구 목표는 환자 맞춤형 이식용 장기의 실용화입니다. 환자의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인공 장기)의 접합과 구조체의 대형화 과정을 통해 장기 수준의 조직을 제작하고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재생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 싶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조승우(47·사진)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과학계에서 간·장·폐·췌장·심장 등 다양한 장기를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은 초기 단계”라며 이같이 밝혔다. 은퇴하기 전 환자의 세포로 구성된 이식용 장기를 단 한 분야라도 상용화하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이다. 그는 서울대 응용화학부 학·석·박사로 2010년부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이자 연세대 언더우드특훈교수다. 조 교수는 2020년 생명공학기업 ㈜세라트젠을 창업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참여하고 있다.
조 교수 연구팀은 오가노이드 응용 연구와 의료용 생체 소재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임상 적용 가능성이 있는 원천 기술의 실용화 연구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혈뇌장벽이 구현된 인공 뇌 모델을 체외에서 제작하고 이를 뇌 감염병 모델링에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조 교수는 “미세한 채널 구조를 가진 칩에 뇌 조직을 모사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신경줄기세포·뇌혈관세포를 배양해 실제 혈뇌장벽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인공 칩을 만들었다”며 “이 혈뇌장벽 칩을 활용해 같은 과의 반용선 교수 연구팀과 함께 뇌수막염과 뇌염을 유발하는 병원성 곰팡이균의 뇌 침투 기전에 관한 유전자를 구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앞으로 뇌 감염증 치료 물질과 혈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 화합물을 발굴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팀은 신생아 수준의 인공 뇌 제작과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도 개발해 뇌 질환 관련 난치병 치료의 희망도 보여줬다. 조 교수는 “현재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뇌전증 등 다양한 난치성 뇌신경 질환 기전을 구명하고 치료제를 발굴하기 위해 관련 배양 기술로 제작한 인간 인공 뇌를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학들에게 “제 석사 학위 논문은 2년간 열심히 연구한 결과가 모두 실패했다는 내용이었다”며 “하지만 당시의 경험이 박사 과정 동안 새롭고 도전적인 연구를 감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술회했다.